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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아침] 離散의 꿈

[그림이 있는 아침] 離散의 꿈 기사의 사진

입체회화 손봉채(44) 작가는 방탄유리의 일종인 폴리카보네이트 위에 유화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다. 0.2㎜ 두께의 폴리카보네이트 5장에 각각 하나의 장면이나 풍경을 그린 뒤 이를 겹쳐놓고 LED 조명을 비추면 평면의 회화에 입체감과 공간감이 생겨난다. 이번 연작에서 작가는 숲이나 산에서 도심에 옮겨진 조경수나 정원수를 통해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했다.

그는 뿌리째 뽑혀 트럭에 실려가는 나무들을 보면서 가슴 한쪽이 싸해지는 것을 느껴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구름 속에 뿌리를 박고 떠다니는 듯한 나무의 이미지는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시킨다. 전남 화순 담양 곡성 등 남도 지방의 수백 년 된 나무 그림 5장을 겹친 작품 ‘물소리, 바람소리’는 저마다 다른 사연을 간직한 나무들의 흘러간 시간을 담았다. 그것은 영혼의 닻을 내리지 못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나 다름없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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