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용철] 측근정치 바뀌어야 한다 기사의 사진

최근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구속에 이어 SLS 그룹 이국철 회장의 현 정부 주요 실세 인사들에 대한 금품제공 발언으로 청와대를 비롯한 정치권은 물론 국민 대다수가 경악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권력형 비리근절 대책회의’라는 범정부 대책기구를 발족시키는 등 긴급대책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박영준 전 국무차장 등 당사자들은 모두 사실무근을 주장하며 이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사건을 폭로한 이 회장은 대가성은 없었고 그냥 준 것이라며 로비설을 부인하고 있다.

대통령 측근 인사들의 부정부패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매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렇게 측근들의 비리가 거듭되는 것은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여 충성하는 소수 실세 인사에 의한 측근정치로부터 비롯된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 깨져

대통령이 선거 당시 자신에게 도움을 주었던 특정그룹과 인물들에게 국정의 너무 많은 부분을 의존하다 보니 이들 소수 측근그룹이 국정 전반을 주도하고, 그러다 보니 직책을 넘어서는 과도한 권력을 소유하게 됨으로써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로비를 받게 되는 것이다. 오랜 동지적 관계를 형성해 온 측근그룹에 대한 대통령의 정치적 배려 행위가 지나치고 여기에 지역편중 인사까지 더해지면서 권력형 비리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것이다.

청와대 소수 인사들에 의한 측근정치는 내부조직의 정보를 서로 공유한다는 편의성에서 시작되지만 정치적 운명을 같이하는 인맥으로 연결되어 공식조직 내부의 권력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깨지고 서로 밀어주고 봐주는 밀월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측근정치는 권위주의 정권 시절 1인 국가지도자에 의해 국정리더십이 전횡되던 때의 오랜 정치적 관행으로서 주요 실세 가신그룹에 의해 주도되어 왔다.

압도적 지지율로 출범한 일본의 아베 정권이 몰락한 근본 원인도 실세 인사들에 의한 소수그룹의 측근정치 때문이다. 주요 권력 실세 인사들의 뇌물수수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하더라도 국민들에겐 최악의 느낌으로 다가가게 된다. 권력 실세들의 부패는 이들이 정권기간 내내 주요 보직을 차지하게 되는 폐쇄적 인사시스템 때문에 더욱더 가중된다. 회전문 인사에 의한 영구 보직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권력의 무한함을 인지시키고 이를 통해 정권기간 동안 기업인 등 관련 경제주체들의 기업 수익에 대한 안전과 보호를 보장하는 수단으로 인식된다.

우리나라는 국제 투명성 기구에서 조사·발표하는 세계 178개국 중 부패 순위가 지난해 39위로 OECD 등 여러 선진국들보다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아래서 대통령 최측근 인사들이 국정질서와 기강을 무너뜨릴 수 있는 부정부패에 직접 연루되었다는 보도는 향후 우리의 정치 부패가 전체 사회 부패의 근본 원인으로 지속될 수 있음을 예견하는 것이다.

폐쇄적 인사시스템이 문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측근 실세 인사들의 권력형 부패는 측근정치의 폐해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이러한 정치 관행을 차단하는 정치문화의 대전환이 우선 필요하다. 또한 대통령은 당선과 관련된 선사후공(先私後公)의 폐쇄적 인사시스템을 개혁하고 측근 인사들을 그들의 전문성과 관련하여 적절히 배치함으로써 최측근 조직의 권력 사유화를 막아야 한다.

아울러 비정상적인 압력정치의 표본인 음성적 정치로비는 뒷거래의 정치부패를 반드시 조장하게 되므로 이러한 불법적 로비를 규제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한 때라고 생각된다. 이번 사태가 어떻게 해결될지 국민들은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다.

김용철(부산대 교수·정치학)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