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한창입니다. 롯데와 SK가 한국시리즈에 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눈에 띄는 분이 SK 이만수 감독대행입니다. 작전 수행에 대한 평가라든가, 선수단 장악을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TV 화면에 비친 그의 모습은 종래의 감독과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구장을 찾은 관중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보통 감독은 감정표현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잘해도, 못해도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며 가끔 코치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데 그는 희로애락을 시시각각 얼굴과 몸짓으로 나타냅니다. 경기가 안 풀리면 얼굴이 굳어지고, 홈런을 치면 마치 자신이 친 것처럼 주먹을 허공에 휘두르며 환호합니다. 영락없는 팬의 모습이지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감독은 그가 처음이 아닐까 합니다.

새로운 감독의 등장입니다. 또한 여느 감독들은 심판에게 어필할 경우에도 위엄을 유지하면서 천천히 걸어 나갑니다. 그런데 조금 길게 어필을 하고 또 천천히 걸어 들어갑니다. 자신의 선수들에게 무언의 시위를 하는 것이지요. 좀 더 열심히 하라고. 그런데 이만수 감독대행은 어필할 때 쏜살같이 튀어나갑니다. 선수보다 더 빨리 뜁니다. 그러니 이철성 코치도 같이 뛰어나가느라 고생하는 것 같습니다. 어필 시간도 매우 짧습니다. 이것도 신선합니다. 햄스트링 부상을 걱정하면서 뛰는 감독도 그가 처음일 듯합니다.

저는 새로운 유형의 감독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젊은 감독으로 교체하는 것으로 분위기를 쇄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유형이 비슷하다면 젊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나이의 문제가 아닙니다. 혁신적이면서도 야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스타일을 갖고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 토니 라 수사 감독이 있습니다. 세인트루이스를 이끌고 올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는데 32년째 한 해도 빠지지 않고 계속 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월드시리즈 우승 기록도 갖고 있는 명장이면서 현대야구에서 보편화된 선발-계투-마무리 제도를 확립한 감독입니다. 플로리다주 변호사 자격증도 갖고 있는 특이한 감독이기도 합니다.

KIA가 선동열씨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임명했습니다. 선 감독은 이미 삼성 시절에 ‘지키는 야구’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전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프랜차이즈 스타이기에 기대가 더 큽니다. 하지만 여전히 지키는 야구를 한다면 새로운 감독이 되기에는 부족할 것입니다. 말 그대로 ‘새로운 유형’의 감독이 되어서 야구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으면 좋겠습니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