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0일, 시민군에 쫓기던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는 결국 그가 태어난 고향마을 시르테에서 생을 마감했다. 지난 8월 23일 트리폴리 요새 밥 알아지지아를 떠나 도망을 다니면서도 가끔 외국 TV를 이용해 육성과 메모를 남기며 항전을 외쳤지만 시민군의 끈질긴 추적에 최후를 맞았다.

◇42년 철권통치=카다피는 유목민인 베두인족 일파 카다파족 출신으로 1942년 태어났다.

69년 9월 1일, 육군 대위 신분으로 동료 장교들과 무혈 쿠데타를 일으키며 권좌에 올랐다. 국왕 이드리스 1세가 신병 치료차 트리폴리를 비운 틈을 타 도시를 기습 점거한 것.

권좌에 오른 그는 바로 왕정을 폐지하고 리비아 공화국 건국을 선포했다. 국가평의회 의장과 국가원수, 총리를 겸직하며 1인 독재 체제를 구축했다. 쿠데타 동지들을 차례로 숙청했고, 반대파는 철저히 응징했다.

아랍민족주의와 민중해방을 숭앙했던 그는 75년 자신의 정치이론을 담은 책 ‘그린북’을 출간하기도 했다. 77년에는 인민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며 ‘자마히리야(인민권력)’ 체제를 선포하고 의회제도와 헌법을 폐기했다. 그리고 모든 제도가 사라진 땅, 리비아를 42년간 지배했다.

◇‘중동의 미친 개’=집권 이후 반(反)서구의 선봉을 자처한 카다피는 수차례 테러를 저질렀다. 85년 12월에는 로마와 빈에서 동시 폭탄 테러를 일으켰다. 86년 4월에는 서베를린의 미군 출입 나이트클럽에 폭탄 테러를 감행했다. 88년에는 영국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270명이 탑승한 미국 팬암기를 폭파시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그를 ‘중동의 미친 개’라고 불렀다.

◇기행 일삼아=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베두인족 전통의상을 즐겨 입었다. 특이한 의상도 즐겨 입었다. 2006년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에선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보라색으로 된 전통의상을 입었다. 2008년 트리폴리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스스로 ‘아프리카 왕 중의 왕’으로 칭하며, 황금관을 쓰고 황금지팡이를 든 채 등장했다.

수차례 암살 위협에 시달렸던 그는 거의 매일 잠자리를 옮겼고, 숙소는 1층만을 고수했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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