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이승한] 바보 영성 기사의 사진

싱가포르에서 가장 큰 시티하베스트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콩히 목사는 차세대 지도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젊은 세대를 믿음과 소명, 꿈과 비전으로 변화시키는 놀라운 능력의 소유자다. 그의 교회에 매주 출석하는 성도는 3만여명에 이른다. 평균 나이 26세. 인구 460만여명인 싱가포르에서 젊은층이 이처럼 모인다면 기적이다.

무엇이 이런 기적을 만들어냈을까. 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국제교회성장(CGI)대회에 참석한 그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지만 굳이 비결을 묻는다면 계산하지 않고 내 안에 내재돼 있는 열정과 소명에 따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콩히 목사는 17세에 싱가포르에서 열린 조용기 목사의 성회에 봉사요원으로 참석했다가 조 목사의 놀라운 메시지와 성령의 치유역사에 감동 받고 삶의 방향이 완전히 바뀐 인물이다.

하나님 셈법을 따라가는

그는 25세에 18명의 동료 후배들과 함께 성경공부 모임을 꾸리면서 교회를 시작했다. 남들이 바보라 할 정도로 청년 세대에 집중해 교회를 성장시켰다. 그가 하나님의 셈법이 아닌 인간적 셈법으로 인생의 손익을 계산했다면 오늘의 성취를 이뤄내지 못했을 것이다.

인류의 진보는 천재가 아니라 바보들에 의해 이뤄진다는 역설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바보 존(Zone)’의 저자 차동엽씨에 따르면 바보들 속에는 숨은 거인(바보 존)이 있다고 한다. 이 거인은 이른바 바보영재 연구를 통해 밝혀졌는데, ‘바보영재’는 지능지수보다 감성지수와 의지지수가 유난히 발달해 있다. 지능지수가 기억, 학습, 체계적 정리 등에 우수성을 나타낸다면 감성지수와 의지지수는 창조 희망 성취 등에 탁월성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차씨는 또 바보는 4차원의 셈법을 쓰고 시공에 매이지 않는 발상을 한다고 말한다. 차씨의 주장대로라면 콩히 목사나 그의 영적 멘토인 조용기 목사는 바보영재에 속한다. 그들은 바보처럼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했고,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었기 때문에 오늘의 성취를 이뤄냈다. 천막에서 5명의 식구들과 시작해 세계 최대 교회를 이룩한 조용기 목사는 오직 복음에 대한 열정과 성령에 사로잡혀 한길을 달려온 위대한 주의 종이다. 재빠른 셈법으로 인생의 손익을 계산했더라면 그는 중도에 다른 길로 달려갔을지 모른다. 하지만 오직 믿음으로 한길을 달려왔기에 ‘오중복음과 삼중축복’ ‘4차원의 영성’이라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낸 것이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 모세 다윗 다니엘 베드로 바울 등 수많은 성경의 위대한 인물들도 세속의 잣대로 보면 바보처럼 살았다. 그들은 바보처럼 보였지만 결국 위대한 삶을 성취했다.

새로운 크리스천 리더십

대지약우(大智若愚). 큰 지혜는 어리석음과 같다는 뜻이다. 지금 한국교회에는 천재보다 바보영재가 필요하다. 세상 지위와 명예 권력을 확장해 나가기보다 바보 같아 보이지만 비우고 섬기며 복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바보영성이 갈급하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파송하면서 전대를 채우지 말고 두 벌 옷을 가져가지 말라고 했다. 한 시대 하나님의 종으로 위대하게 쓰임 받은 인물들은 인간적인 약점과 흠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영적 유산을 남겼다. 그 영적 유산이 오늘 우리의 신앙을 이끌어간다. 바보영성은 지금(Now), 있는 곳(Here)에서 크리스천들이 발휘해야 할 새로운 리더십이라고 믿는다.

이승한 종교국장 s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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