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 낮아지는 자살상담… 초등생, 3년간 2.6배 급증 기사의 사진

자살 문제로 상담 받은 초등학생이 3년 동안 2.6배 늘었다. 학교폭력에 시달리거나 우울증을 호소하는 초등학생도 증가하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인 김민선(가명·12)양은 5개월 전부터 서울의 한 청소년 상담기관에서 자살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4년 전 부모가 이혼한 김양은 대인관계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양상태도 좋지 않고 옷차림도 깨끗하지 않아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 자살까지 생각하게 된 김양은 상담기관을 찾았다. 김양은 1일 “친구들의 무시와 외로움 때문에 죽고 싶다”면서 “내가 죽으면 나를 괴롭혔던 친구들이 반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의 ‘한국청소년상담원 상담통계’에 따르면 166개 한국청소년상담원과 청소년상담지원센터 등에서 자살, 학교폭력, 우울증 등의 문제로 고민을 상담하는 초·중·고생이 늘고 있다. 특히 김양처럼 자살을 고민하는 초등학생은 2008년 37명에서 지난해 99명으로 2.6배 증가했다. 자살을 생각하는 중학생도 2008년 256명에서 지난해 627명으로 2.4배 늘었고 고등학생도 같은 기간 214명에서 476명으로 2.2배 증가했다.

학교폭력과 우울증으로 상담을 실시한 초등학생도 지난 3년 동안 각각 1.7배, 2.3배 증가해 초등학교가 더 이상 심리 장애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줬다. 또 자살, 학교폭력, 우울증 등 3개 문제 유형 모두에서 중학생들이 가장 많은 상담을 실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업 경쟁, 가정문제, 왕따 등의 문제로 자살을 고민하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각 상담지원센터가 위기청소년들의 위험정도를 분석해 본 결과 고위험군 23.9%, 중위험군 10.0%, 저위험군 66.0%로 나타나 위기청소년 3명 중 1명은 즉각 개입 및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가정과 학교 교육이 학생들의 변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은경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학원과 미디어 등을 통해 어린이의 지식만 늘어났을 뿐 인성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자신을 스스로 통제하기 어린이들이 스트레스 환경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서울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 최정인 부장은 “부모들이 학업, 성공 등에 국한된 대화 패턴에서 벗어나 자녀의 관심사와 고민을 함께 얘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이런 부모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 마련도 시급하다”고 전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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