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박준서] 작지만 강한 나라 이스라엘 기사의 사진

“아군 병사 1명과 적 1천명을 교환하는 국가를 지키는 일에 누가 목숨을 아끼랴”

2006년 6월 가자지구 접경지역에 주둔해 있던 이스라엘 경비대가 기습공격을 당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가 땅굴을 통해 이스라엘 경계를 넘어와 경비대를 급습한 것이다. 총격전 와중에 일단의 하마스 병사들은 이스라엘 병사 한 명을 납치해서 가자지구 쪽으로 사라졌다.

이때부터 납치된 병사를 구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끈질긴 노력이 시작되었다. 5년 이상 끌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상이 마침내 타결되어 지난달 18일, 납치되었던 이스라엘 병사 한 명과 이스라엘에 수감되어 있던 1027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의 교환이 이뤄졌다. 병사 한 명의 생환을 위해 이스라엘측이 수락한 파격적인 교환조건은 국외자들에게는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간의 이러한 ‘불균형’ 교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3년 6명의 이스라엘 병사들을 돌려받기 위해 무려 4700명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포로들을 풀어준 일도 있고, 1984년에는 이스라엘 병사 6명과 291명의 시리아 무장단체원을 맞바꾸기도 했다. 또 1985년에는 3명의 이스라엘 군인과 1150명의 팔레스타인 테러범들을 맞교환했다.

이스라엘은 포로로 잡힌 군인들의 생환뿐만 아니라 전사한 군인들의 시신을 돌려받기 위해서도 ‘교환’ 협상을 했다. 1996년 2구의 이스라엘 병사 시신과 악명높은 헤즈볼라 대원 123명을 교환했고, 2008년에도 2구의 전사자 시신을 돌려받기 위해 200명의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을 풀어주기까지 했다.

이러한 파격적인 교환에 대해서 이스라엘 내에서도 적지 않은 비판 여론이 있다. 첫째, 그런 교환 협상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로 하여금 이스라엘 측 인질을 납치하도록 오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교환정책은 이스라엘의 정권이 바뀌어도, 정치 지도자들이 교체되어도 조금도 흔들림이 없다. 이스라엘 정부가 한 가지 원칙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군인은 포로가 되었건 전사했건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이스라엘 본국으로 데리고 온다는 원칙이다. 전사자의 경우도 시신을 돌려받아 이스라엘 조국 땅에 묻어준다.

둘째, 상식을 뛰어넘는 ‘수적 불균형 교환’에 대한 비판이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이스라엘 군인의 생명 가치는 계량화(quantify)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떤 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단 한 명의 병사도 포기하지 않는 나라, 이런 나라가 작지만 강한 군대를 가진 이스라엘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스라엘은 인구가 700만명 남짓하고 면적도 작은 나라이다. 그러나 상이군인이나 전사자들이 비교적 많다. 1948년 독립한 이후, 영일없이 크고 작은 전쟁을 치러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보훈제도는 감탄할 만큼 잘 되어 있다. 상이군인에게 넉넉한 연금을 주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주택구입 보조, 결혼비용 지원 등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혜택이 많다. 고도 상이등급자에게는 3년마다 해외여행 경비까지 지급해준다.

전사자의 경우 배우자나 자녀들은 성년이 될 때까지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져 준다. 특이한 점은 전사자의 부모까지 중류생활 정도의 연금을 지급받는다는 것이다. 전사자를 대신해 국가가 부모를 봉양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보훈제도는 이스라엘이 부자나라이기 때문이 아니다.

국가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가 다치거나 전사한 군인에 대한 감사의 보훈에 국가가 최우선순위를 두기 때문이다. 완벽에 가까운 보훈제도를 갖추고 있는 나라, 이스라엘의 군인들은 정부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어떤 경우에도 국가가 자신과 가족들을 저버리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러기에 그들은 나라를 지키는 일에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 작지만 강한 나라 이스라엘에게서 우리가 배울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박준서 경인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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