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석산의 스포츠 이야기] 볼이 발에 붙지 않는 한국 축구 기사의 사진

한국축구 대표팀이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레바논에 패해서 승점 10점에 머물고 만 사이 쿠웨이트가 아랍에미리트(UAE)를 꺾고 승점 8을 기록하게 되어 내년 2월 서울에서 마지막 한 판을 남겨 두게 된 것이지요. 최종예선도 아닌 경우에 이런 수모를 당하는 것은 처음이 아닌가 합니다.

그럼 나날이 경기력이 떨어지고 있는 대표팀의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팬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안 되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레바논전을 보면 우선 볼 트래핑이 되지 않습니다. 패스된 공이 발에 붙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마치 기둥에 볼이 튕겨 나오듯 거의 언제나 공이 우리 선수 발에서 멀리 있습니다.

첫 번째 터치가 제대로 되지 않으니까 공을 빼앗기거나 방향 전환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세밀한 패스에 의한 돌파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중원에서 터치가 길어져 공을 빼앗기면 바로 역습을 허용하게 되어 위기에 몰립니다.

문제는 이런 실수가 명색이 국가대표팀에서 자주 나온다는 겁니다. 동네축구팀도 아니고 대표팀이 아직 이런 수준이라니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이 문제는 해외파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해외파라 하면 국내파보다 기량이 월등해서 스카우트된 것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과연 그런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조광래 감독은 해외파를 특히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어디에서 뛰든 중요한 것은 실력이겠지요.

동네축구를 보면 사람에게 패스를 합니다. 여기! 여기! 하고 외치면 그곳으로 패스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사람에게 공이 가면 패스는 성공한 것이지요. 따라서 패스 성공률도 높게 나옵니다. 하지만 저는 패스 성공률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여깁니다.

중요한 것은 공간 침투 패스를 효과적으로 하느냐의 여부입니다. 사람이 없는 빈 곳으로 빠르게 패스를 합니다. 그러면 순간적으로 자기 편 선수가 나타나 찬스를 만들거나 슛을 합니다.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사람에게 하는 패스는 상대편이 얼마든지 막을 수 있습니다. 메시 정도가 되면 돌파가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돌파한다 해도 시간이 걸리게 돼 수비가 진형을 갖추기 때문에 좋은 찬스가 생기지 않습니다.

레바논전 후반에 한국의 유효 슈팅이 있었나요?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공간 침투 패스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게임이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예상되는 곳으로 패스가 가고 그렇게 되면 막히게 되고 막히면 다시 뒤로 돌리고 그러다가 빼앗기고. 그렇게 되면 답답함을 넘어 분통이 터지는 것이지요. 남은 시간이 있으니 그래도 월드컵에는 나가겠지요.

탁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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