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종칼럼] 박근혜에겐 환골탈태 영약이 있을까 기사의 사진

환골탈태(換骨奪胎). 속인(俗人)의 뼈와 태를 선인(仙人)의 그것들로 바꾼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사람이 신선으로 변한다는 말일 터이다. 도가(道家)에서는 영단(靈丹) 또는 금단(金丹)이라는 영약을 먹으면 이렇게 된다고 한다.

한나라당이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소리가 당 안팎에서 드높다. 그리고 박근혜 전 대표만이 그걸 해낼 수 있다고 합창한다. 박 전 대표가 아마 그 신비의 영약이라도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그 사람들로 재창당 해본들

박 전 대표도 그 역할을 피할 수 없는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인다는 소식이다. 그리고 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쇄신하는 방안, 아니면 아예 당을 해체하고 신당을 창당하는 방안 등을 놓고 어느 게 영약으로서 더 효험이 있을까 장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자의 생각을 결론부터 말하면 박 전 대표가 숨겨둔 인재 집단이 없는 한 한나라당을 하루아침에 환골탈태시킬 비책이 있을 것 같지 않다. 사람을 신선으로 만드는 영약이 없듯이.

물론 그가 등판하면 호기심 등으로 분위기가 얼마간 바뀔 순 있을 것이다. 그러나 쇄신을 하든, 아예 재창당을 하든 숨겨둔 인재 집단이 없어 지금의 당 사람들로 다시 골격을 세울 경우 한나라당은 정말 구제불능의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국민들은 삼촌이 작은아버지로 호칭만 바뀌었을 뿐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데 실망하고, 그래서 구원투수도 별 수 없다는 한계 같은 걸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한나라당 의원들은 당이 살기 위해서는 헤쳐모이는 길이 최상이라고 한다. 구태 인사들은 빼고 당내외의 참신한 인사들로만 당을 새로 꾸미자는 것이다. 문제는 의원들 각자가 자신은 참신하다고 생각하는데 국민들은 그들 모두 오십보백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당을 살리기 위해서는 헤치기만 하고 다시는 모이지 않는 게 최상인지도 모른다. 박 전 대표가 등판하더라도 숨겨둔 인재집단이 없는 한 한나라당을 환골탈태시킬 비책이 없다고 보는 까닭이다.

이처럼 한나라당을 환골탈태시킬 영약은 없어 보이지만 이판사판으로 써볼 만한 극약처방이 없진 않다. 그중 하나가 현 정권에 대해 ‘집권 야당’이 되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2040세대에게 꼴도 보기 싫은 정당이 된 것은 한나라당 자체의 책임도 작지 않지만 그 책임의 70∼80%는 현 정권에 있다.

그냥 죽느니 극약처방이라도

국민과의 소통부재, ‘고소영’으로 상징되는 폐쇄적이고 하자 있는 인사, 친대기업 등 서민 복지를 외면하고 성장에만 중점을 둔 경제정책, 대북 강경 정책과 과도한 색깔론, 빈부격차 심화 및 청년실업 무대책 등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무능이 민심이반 현상을 불렀다. 따라서 “현 정부가 하는 것만 빼고 뭐든(Anything But MB)”이라는 인상을 줄 정도로 현 정부의 국정운영 궤도를 180도 수정하면 떠난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극약처방은 병자를 극적으로 살리기도 하지만 단박에 죽일 수도 있다. 이러한 현 정권과의 차별화 처방은 국민과 당내 다수의 지지를 받아 대세를 장악할 경우 한나라당을 환골탈태시키고 박 전 대표의 위상을 다시 정상으로 끌어올릴 수가 있다.

문제는 지금의 민심이반 현상이 워낙 심각한 수준이어서 그 처방이 효험을 발휘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더구나 그러한 시도가 청와대와 보수 세력, 당내 반박근혜 세력의 협공에 걸리고 대세를 장악하지 못할 경우 한나라당과 함께 박 전 대표 자신까지도 정치적으로 살아남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 같은 극약처방 외에는 한나라당이 환골탈태할 비방(秘方)이 있을 것 같지 않다. 따라서 속수무책으로 죽느니보다는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극약처방이라도 써볼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극약처방을 쓸 때는 그에 따른 치명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 1차적으로 빅딜 등 무슨 수를 쓰든 이명박 대통령을 설득하여 그와 한 배를 타야 한다. 또 김문수 지사, 정몽준 의원, 그리고 친이계의 좌장인 이재오 의원 등 당내 주주들과도 만나 차기 정권 획득을 위해 역할 분담을 포함한 협력 방안을 찾는 게 필수일 것이다.

이도저도 안 되면 국민의 뜻을 받아 정권을 넘겨주고 다시 야당이라도 하면 될 터이다.

부사장 wjba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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