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에 달한 中 어선 횡포] 무법천지 中어선… 해양주권 위기 기사의 사진

중국 어선의 서해상 불법조업을 단속하던 해양경찰관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불법조업 행태가 갈수록 흉포화·조직화되는데도 정부가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하다가 이 같은 참극이 벌어졌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해양 주권을 스스로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가톨릭대 국제학부 김재철 교수는 12일 “중국의 파워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그동안 너무 외교적으로 불법조업 문제를 처리한 게 아닌가 싶다”면서 “한국 정부의 미지근한 대응 태도가 중국의 오판을 초래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광운대 국제협력학부 신상진 교수도 “중국 정부는 중국 어선이나 어민들이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 깔려 있기 때문에 자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가 더 강력하게 단속하고 처벌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 그러지 못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2006년부터 지난 11월까지 우리 영해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조업을 하다 붙잡힌 중국어선은 모두 2600여척이고 구속된 중국 선원은 800여명에 육박한다. 해양경찰청은 올해 사실상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지만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 특히 구속된 중국 선원 대부분이 담보금을 내고 석방되는 상황에서 불법조업 근절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비판이다. 게다가 불법조업 중국 어선이 연간 1만5000여척에 이르지만 우리 해경의 1000t급 단속 함정은 6척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외교통상부 박석환 제1차관은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를 불러 “중국 정부가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철저히 단속해 다시는 이와 같은 불행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항의한 뒤 “중국 정부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장 대사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며 “신속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비디오 자료 등을 제공해 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규형 주중 한국대사를 통해서도 중국 정부에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아울러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갖고 조속한 시일 내에 단속 인력·장비 보강 등 종합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생겼다. 극히 불행한 사태”라고 말했다.

앞서 인천해양경찰서 3005함 소속 특공대원 이청호(41) 경장은 이날 오전 7시쯤 인천 옹진군 소청도 남서방 87㎞ 해역에서 중국어선 나포작전을 펴다 중국인 선장 청다위(42)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해경은 청씨에 대해 살인 및 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해경은 또 중국인 선원들이 흉기를 소지한 채 저항할 경우 접근 단계에서부터 총기를 적극 사용해 무력화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백민정 김남중 기자, 인천=정창교 기자 min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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