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이승한] 선물 기사의 사진

가난한 샐러리맨 짐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마음이 아픕니다. 가난한 살림살이에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남편을 위해 희생하는 아내에게 좋은 선물을 하고 싶은데 돈이 없는 것입니다. 짐은 아내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장식할 수 있는 핀을 선물하겠다고 몇 번을 다짐했지만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합니다. 그래서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꼭 선물하리라 마음먹고 줄이 떨어져 사용하지 못하는 시계를 팔아 멋진 머리핀을 샀습니다.

아내 델라는 가족을 위해 절약하는 남편을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집니다. 줄이 떨어져 시계도 차지 못하는 것을 보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시곗줄을 마련하기로 다짐하고 자신의 탐스러운 머리카락을 잘라 팔았습니다. 짐과 델라는 크리스마스 전날 각자 선물을 내놓지만 델라의 머리카락은 이미 잘려 없어졌고, 짐의 시계는 팔리고 없었습니다. 델라와 짐은 가슴이 무너져내립니다. 그러나 서로에게 선물하기 위해 가장 소중한 것을 판 것을 알고는 깊은 사랑을 확인하게 됩니다.

한 해 끝자락에 만나는 예수

이 이야기는 오 헨리의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에 나오는 줄거리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지만 부부 간의 진한 사랑과 희생과 희망을 보여주는 참으로 아름다운 이야기다.

한 해가 지나가고 있다. 새해가 시작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해의 끝을 알리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됐다. 올해는 유난히도 힘들고 어렵고 짜증나는 한 해였다. 경제난으로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졌고, 청년실업은 늘었으며, 정치권의 무능과 부패는 국민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다. 사회적으로는 좌우 대립이 심해지고, 서로 믿지 못하는 신뢰 상실의 아픔이 많았다.

이런 가운데서도 성탄일이 다가오면 우리의 마음은 설렌다. 왜 한 해의 마지막 길목에 크리스마스가 있고, 우린 그날을 기다리며 마음을 설렐까. 묵은 것을 보내고 새로움을 맞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신비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예수의 오심 그 안에 바로 신비의 비밀이 있다. 그가 이 땅에 온 것은 우리의 질고와 슬픔을 담당하기 위해서이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인데 우리가 알지 못한 것은 슬픈 일이다.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은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새롭게 하시려는 무한한 은총이다. 상한 영을 치유하시고 온전히 하나님과 화해하는 용서와 평강이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졌음은 신비의 선물이다. 성령으로 잉태되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말구유에서 태어나신 것은 가장 겸손한 모습을 삶의 지침으로 보여주신 것이다.

한 해의 끝자락에 크리스마스가 있어 행복하다. 크리스마스는 절망과 어둠을 희망과 빛으로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최고의 선물로 보내주셨듯 이제 우리가 선물을 드릴 때다.

우리가 드릴 선물은 오직 믿음과 이웃사랑이 아닐까. 한 해 동안 닫혔던 기억의 창을 열면 실패와 좌절과 절망과 허물과 탐욕으로 얼룩져 있지만 온 몸과 마음과 정성과 목숨을 다해 믿음으로 예수께 나아가면 희망이 다가온다. 또 미워하고 화내고 나뉘고 싸웠던 모습을 청산하고 이웃과 사랑을 나누면 하나님이 가장 기뻐 하실 선물이 되지 않을까.

이승한 종교국장 s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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