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의 사계] 겨울의 친구들 기사의 사진

동궐 일대에서 가장 이질적인 건물은 창경궁의 대온실이다. 고색창연한 궁궐에서 철과 유리라는 현대 재료를 사용해 철거대상으로 꼽힐 만하다. 그러나 동물원과 함께 1909년에 지어졌으니 100년의 연륜을 자랑하고 근대성을 나타내는 건축적 가치를 지녔다 해서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입구의 분수와 정원을 보면 유럽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각종 자생식물을 전시하는 이곳에는 지금 동백꽃이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어 눈 오는 계절을 잊게 한다.

궁궐 곳곳에 산재한 괴석(怪石)도 겨울의 운치를 높여준다. 경복궁 통명전 뒤 아미산, 창덕궁의 낙선재와 연경당 등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울퉁불퉁 기이하게 생긴 괴석은 변하지 않는 바위의 품성을 품고 있다고 해서 양반들이 즐겼다. 예쁘고 뜻있는 글자를 새겨 넣어 산수화처럼 보고 즐겼다. 송나라 시인 소식은 “매화는 차갑지만 빼어나고, 대나무는 깡마르지만 장수하며, 괴석은 못생겼지만 문채가 있다”며 삼익지우(三益之友)의 하나로 삼았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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