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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전석운] 학교 폭력 예방하려면

[데스크시각-전석운] 학교 폭력 예방하려면 기사의 사진

학교폭력은 예방이 중요하다. 학교폭력은 한번 발생하면 장기화, 상습화, 집단화하는 성향이 있어서 치유나 회복이 쉽지 않다. 피해학생은 육체적 고통 뿐 아니라 자존감 저하, 학업성취도 하락 같은 부작용에 시달리고 더러는 폭력성향을 보인다. 가출과 청소년범죄로 연결되기도 한다.

학교폭력을 예방하려면 우선 학교폭력의 징후를 제때 포착해야 한다. 피해자는 반드시 주변에 여러 차례 신호를 보낸다. 보복이 두려워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못하더라도, 더 이상 도움받을 곳이 없어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택하더라도, 마지막까지 ‘살려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그걸 알아차리고, 조기에 개입하면 더 큰 비극을 막을 수 있다. 최근 잇따라 자살한 서울의 여자 중학생과 대구의 남자 중학생은각각 교사에게 신고를 하거나 동료 학생들에게 하소연했다. 그 때 SOS신호를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현명하게 대처했더라면 어린 생명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막을 수 있었는지 모른다.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 발간한 ‘학교폭력예방가이드’는 학교폭력의 징후를 구체적으로 예시해놓고 있다. ‘수업시간에 특정학생에 대한 야유나 험담이 많이 나돈다’ ‘체육시간이나 야외활동시간에 집단에서 떨어져 따로 행동하는 학생이 있다’ ‘항상 완력 겨루기의 상대가 된다’, ‘이름보다는 비하성 별명이나 욕으로 호칭된다’ ‘주변 학생들에게 험담을 들어도 반발하지 않는다’ ‘성적이 갑자기 혹은 서서히 떨어진다’. 교사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징후를 포착하면 교사와 학교는 즉각 피해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피해내용을 조사하고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소집해야 한다.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빠져있는 피해학생은 상담과 치료를 받도록 하고, 가해학생들은 피해학생과 격리시킨 뒤 적절한 선도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조치들은 법 규정과 매뉴얼 속에서 잠자고 있을 뿐이다.

학교폭력은 말 그대로 학교 안팎에서 벌어지는 학생들 간의 폭력이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학교폭력의 75.2%가 교실 복도 화장실 등 교내에서 발생했다. 학교폭력이 대부분 또래집단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목격자들도 많이 있다. 학교폭력의 시그널은 곳곳에 널려있다. 많은 교사들은 학교폭력의 징후를 포착하더라도 어떻게 개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한다. 사실 힘이 센 초등학교 남자 5,6학년생들만 해도 여교사들이 물리력으로 제압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학교폭력을 완력이 센 일부 남자 교사나 상담사 등에게만 맡길 수는 없는 일이다. 일반 교사들도 상담기법이나 중재절차 등 학교폭력대처방법을 익혀야 한다. 많은 학교들이 학교폭력실태조사를 형식적으로 하고 있다. 대구의 그 중학교도 실태조사를 했지만 한 해에 두 명이나 자살하는 피해자가 발생하기까지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교육 당국의 의지가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 학교폭력대책이 정책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려있는 것 같다. 학교폭력피해자를 비롯한 위기학생들을 돕기 위해 위센터에 고용된 전문상담사들이 지난 8월에 대거 해고된 것이 단적인 사례다. 2년 넘게 근무한 상담사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줘야 하는 문제가 생기자 교육청별로 이들을 일제히 해고한 것이다. 이번에 학생 자살 사건이 불거지자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폭력 전문상담사 1800명을 일선 학교에 배치하겠다고 했다. 학교폭력의 책임을, 2년 짜리 임시직들을 뽑아 이들에게 떠안기겠다는 발상인지, 정책의 실효성과 당국의 진정성에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swchun@kmib.co.kr

전석운 특집기획부장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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