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기를 이용해 맑은 날 서울타워에서 어디까지 보이는지 가시거리를 구해 보자.”(비례)

“고대 그리스인들은 사모스섬의 터널을 어떻게 뚫었을까.”(삼각형의 닮음)

교육과학부가 10일 발표한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은 “광복 이후 계산과 암기 일변도로 진행돼 온 수학교육을 60여년 만에 전면적으로 뜯어 고치겠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점수를 많이 받기 위한 수학 대신 수학을 배우는 이유를 먼저 깨우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교과서는 판에 박힌 문답 대신 창의성과 복합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질문들로 채워진다.

우리나라 학생은 수학에 대한 학업성취도는 높지만 학습 동기는 매우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에서 한국은 최근 몇 년간 3~6위를 차지했다. 반면 흥미도, 자신감, 공부할 만한 가치 등 수학학습에 대한 태도는 50개국 중 43~45위에 그쳤다. 수학은 전 과목의 사교육비가 일제히 줄어든 2010년 사교육비 통계에서도 사교육비가 유일하게 늘어난 과목이다. 교과부는 스토리텔링 등 학생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를 수학교육에 과감하게 도입하기로 했다.

우선 수학과 사회, 음악, 미술 등 다른 과목과의 통합교수학습이 시도된다. 밀로의 비너스를 왜 모두가 아름답다고 느끼게 되는지(황금비율) 등 미술작품 속에 숨어 있는 수학적 요소를 깨닫게 하는 식이다. 선거구 획정에 쓰이는 확률과 방정식, 음정과 리듬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수열도 마찬가지다.

조합론을 사용했던 조선시대 영의정 최석정의 이야기,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주인공 존 내쉬가 만들어낸 ‘게임이론’이 현실에서 어떻게 이용되는지 등을 알려줘 이해와 흥미를 높일 방침이다.

연산능력이 어느 정도 형성된 중·고교에서는 수업과 과제 풀이에 지금까지 금기로 치부되던 계산기, 컴퓨터, 교육용 소프트웨어 등의 활용이 허용된다. 저소득층, 농산어촌 학생과 인근 대학 수학전공 학생을 연결해 학습지도를 도와주는 ‘멘토-멘티’ 관계를 구축하는 장학근로 사업도 실시한다. 수학 클리닉에 참가하는 전·현직 교사와 교수를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20명, 40명씩 두고 오는 2014년에는 70명까지 늘린다.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은 초등학교는 오는 3월 새학기부터, 중·고교는 내년부터 본격 적용된다. 교과부는 수학교육 선진화방안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교사의 전문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창의성을 심어주는 것은 결국 교사의 몫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교사를 대상으로 한 실생활연계 수학교실, 미래형 수학교실 수업모형 등의 자료를 개발, 제공하기로 했다.

임항 기자 hngl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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