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임정희] 학교폭력, 엄마가 나설 때 기사의 사진

왕따와 폭력으로 우리 아이들이 가슴에 멍들었습니다. 얼마나 두렵고 아팠으면 사랑하는 가족을 뒤로 한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요.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친구의 죽음으로 상처 입은 영혼이 그 충격으로 친구를 뒤따라갔습니다. 무슨 말로 그 부모님과 친구들을 위로할 수 있을까요?

교실에서 학생이 선생님을 칼로 위협했다는 뉴스도 이어졌습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척박한 여건 속에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인성교육을 실시하면서 학교 현장이 통제불능 상황임을 봐왔기에 놀랍지는 않습니다. 참담하지만 예견된 일일 뿐입니다.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자괴감마저 듭니다. 더 큰 목소리로 아이들의 아픔을 전하지 못한 것이 후회되고 책임을 느낍니다.

아이들이 그렇게 아픈데 어른들은 예산타령, 이념타령, 이기적인 자식사랑으로 그들의 아픔을 외면해 왔습니다. 생활환경과 여건이 온통 오염되어 있는데 내 아이만 건강할 수 있을까요? 칭찬보다는 경쟁을 강요하는 환경, 욕으로 범벅인 대화, 물질 만능주의, 주변에 널린 유해 환경과 유해 정보, 게임에의 과몰입 등이 아이들의 마음을 병들게 했습니다.

더 나아가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하에 마음의 양식들의 오염을 허용함으로써 그들의 마음의 병을 부채질했습니다. 아이들은 이어폰을 귀에 꽂고 노래를 수십 번 수백 번 듣습니다. 그래서 아이들 정서에 해로운 술·담배 등과 관련된 내용이 노래 가사에 있으면 ‘19금’을 붙이게 합니다. 아이들에게 해가 될 수 있는 용어 노출도 최대한 줄이려 합니다. 조금이라도 덜 오염된 땅에서 맑은 공기와 물과 건강한 음식을 먹이고 싶은 부모의 마음과 같은 것 아닐까요?

이미 많은 아이들이 술 마시고 담배 피우는 세상으로 바뀌었는데 무슨 실효성이 있겠느냐며 비판만 하실 건가요? 아이들을 보호하는데 는 이유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더 오염되고 거칠어져야 그런 말을 멈출 건가요? 일련의 비극적인 사태가 우리의 지나치게 관용적인 태도, 그리고 무관심과 관계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어느 엄마가 아이가 욕을 입에 달고 유해업소에 들락거리며 폭력을 행사하거나 두들겨 맞는 것을 바랄까요? 주어진 업무가 아닌, 엄마의 마음으로, 가슴으로 아이들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면 분명 좋은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어제도 음반 심의를 하면서 익숙해진 비속어와 술 담배, 그리고 폭력적인 가사에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런데 심의 내내 아이들의 자살이 연상되어 심의 의견을 묻는데도 대답할 기력조차 없었습니다. 이제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을 하나하나 점검해야 합니다.

근본 대책은 아이들이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게 하는 인성교육이며 이를 통한 갈등과 고통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면역력과 긍정마인드를 기르는 것입니다. 이는 단기간에 숫자로 실적을 낼 수 없는 일입니다. 이같은 정답을 알면서도 어려움을 겪는 것은 실천이 따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교육과학기술부에 학교폭력팀이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사건이 터져 만들어진 태스크포스(TF)는 제대로 기능할 수 없는, 무늬만 학교폭력팀이었습니다.

이제 엄마의 마음으로 학부모들이 나서야 합니다. 가정과 학부모들이 학교와 선생님들께 힘을 실어드리고 신뢰하는 파트너로서 아이들에게 인성을 회복시키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일련의 비극적인 사건으로 촉발된 정부와 사회의 관심이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감시하는 것이 첫 단추를 제대로 꿰는 일입니다.



임정희 ㈔밝은청소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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