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장현승] 진주의 가치 기사의 사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집으로 돌아가겠어요. 이런 곳보다는 차라리 형무소가 낫겠어요!” 2차 대전 중 미국 모하비 사막에 있는 육군 훈련소에 배속된 남편을 따라 사막 근처의 오두막집에서 살게 된 델마 톰슨 부인이 친정 부모님께 보낸 편지다. 그곳은 평균 섭씨 45도의 무더위, 바람에 날리는 모래가 뒤섞인 음식,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인디언뿐이었다고 한다.

편지를 받아본 그녀의 아버지는 궁리 끝에 단 두 줄의 회답을 보낸다. “두 사나이가 형무소에서 창밖을 바라보았단다. 그런데 한사람은 진흙탕인 땅을, 다른 한사람은 하늘의 별을 보았단다.”

생각과 마음을 바꾸라

평소 생각해오던 부모님의 따뜻한 위로가 아니다. 일상적인 안부조차 없다. 달랑 두 줄의 글 그리고 의외의 내용. 이 회신에 톰슨 부인은 충격을 받는다. 그 후로 그녀는 힘든 전쟁터에서 낯선 이웃들을 찾아 친구로 만들고, 자연을 깊이 관찰하기 시작했고, 반짝이는 별을 소재로 ‘빛나는 성벽’이라는 소설을 출간하기에 이른다. 생각을 바꿈으로써 툴툴거리던 불행의 포로에서 선망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변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 톰슨 부인의 예상대로 아버지가 사위를 설득하고 딸을 토닥거려 친정으로 불러들였다면 당장 일신상으로는 그녀는 편안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부모도 안쓰러운 딸이 걸려 마음고생은 안했어도 될 것이다. 그러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그녀에게 줄 수는 없었을 것이며, 숨겨져 있던 그녀의 재능을 볼 수도 없었을 것이다. 생각과 마음을 바꾼 ‘그리 길지 않은 두 줄의 글’이 마치 성서에 기록되어 있는, 예수께서 이루신 ‘메타노이아’를 연상하게 한다.

강을 건너던 선비가 사공에게 으스대며 묻는다. “자네 글을 지을 줄 아는가?” “모릅니다.” “세상 사는 맛을 모르겠구먼. 허면 공맹의 가르침은 아는가?” “모릅니다.” “저런, 인간의 도리를 모르는군. 글을 읽을 줄은 아는가?” “까막눈입니다.” “원 세상에, 자넨 왜 사는가?”

이때 배가 암초에 부딪쳐 가라앉게 되었다. 이번엔 사공이 선비에게 묻는다. “헤엄칠 줄 아십니까?” “아니, 난 헤엄칠 줄 모르네” “그럼 선비님은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차동엽 신부의 글에서 본 이 에피소드가 감동적이다. 지식을 자랑하며 살아가는 선비가 살아남는 법은 모르고 있다. 설령 지식은 모자라도 살아남는 법을 아는 사공이 오히려 더 필요한 지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때에 따라서 살아남는 법을 아는 리더가 양들을 춤추게 하는 지혜를 가진 사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들 그리고 너희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그들에게는 아니 되었나니’(마13:11) 진흙탕인 땅을 보고 절망하고 살 것인가,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희망 속에서 살 것인가? 델마 톰슨은 출간기념회에서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다해 변신의 기회를 갖게 한 아버지로부터 받게 된, 단 두 줄의 글이 지옥이 아닌 ‘천국의 비밀’이었음을 실감했을 것이다. 별빛을 따라 진흙탕에 묻혀있던 진주를 찾아냈으니….

윈스턴 처칠의 말이 떠오른다. “비관론자는 매번 기회가 찾아와도 고난을 본다. 낙관론자는 매번 고난이 찾아와도 기회를 본다.” 살아남는 법을 알게 하신 크리스천들 생각을 바꾸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할 뿐이다.

장현승 과천소망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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