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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섭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위원장 사망… 김정은 시대 北교회 이끌 차세대 주자는?

강영섭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위원장 사망… 김정은 시대 北교회 이끌 차세대 주자는? 기사의 사진

조선중앙통신은 22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대의원인 강영섭(80·사진)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심장마비로 21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강 위원장은 조선종교인협의회 부회장,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북측본부 부의장,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 위원, 평양신학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1984년 세계교회협의회 주선으로 남북기독교인들이 처음 만난 이후 90년대 초 도잔소 만남 등을 통해 남북교회의 교류에 힘써왔다. 하지만 남한 교회의 도움을 받기 위한 전략적인 만남이었다는 비판도 일부 복음주의 진영으로부터 받아 왔다.

강 위원장 사망이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복음주의권 북한전문가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논쟁을 반면교사로 삼아 화해와 통일을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누가 위원장직 승계할까=강 위원장이 사망함으로 그의 아들이 승계 1순위라는 소문이 있다. 강 위원장의 아들은 오래전부터 조그련 내에서 승계수업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설은 김일성 주석이 북한기독교도연맹(조그련 전신)을 창설할 때 외종숙인 강량욱 전 국가부주석에게 맡긴 것과 그의 아들 강영섭 위원장이 승계한데 따른 것이다. 일종의 세습조직이라는 분석이다. 한편에서는 제3의 인물이 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이수봉 기독교북한선교회 사무총장은 “강 위원장은 북한 내에서 힘이 있는 사람이었는데 그가 사망함으로 북한 내 약체인 기독교가 힘을 잃게 됐다”면서 “한국교회 입장에서 봤을 때 북쪽 파트너의 힘이 약해지니 일단은 부정적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영환 서울신대 북한연구소장은 “강 위원장 세대는 사실 가는 세대라 할 수 있기에 비슷한 또래인 손효순 봉수교회 담임목사를 후임자로 세우지는 않을 것”이라며 “김정은 체제가 시작됐으니 조직을 견고하게 하기 위해 강 위원장의 아들이나 오경우 서기장, 또는 그 밑의 세대가 전면에 나설수도 있다”며 조심스런 분석을 내놨다.

양영식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통일선교대학 학장은 “북한 1세대와 1.5세대가 자연사로 가는 상황에서 그동안 일해 왔던 세대가 사업을 이어받게 될 것”이라며 “남북한 교회 협력 차원에서 강 위원장의 역할을 종합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북교회 화해협력 계기 삼아야=NCCK는 조문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적극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NCCK는 23일 조그련에 조전을 보냈으며, 북쪽에서 초청장이 오면 통일부와 협의해 조문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김영주 NCCK 총무는 “강 위원장은 1990년대부터 북한교회를 대표해 남한교회와 폭넓은 교류를 하며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셨던 분이기에 애석함이 크다”면서 “예의를 다한다는 측면에서 조문단을 보내고 언젠가 그분의 추모예배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 총무는 “그동안 강 위원장과 돈독한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에 앞으로 그 역할이 지속될 수 있도록 북쪽에서 배려해줬으면 좋겠다”면서 “한국 정부도 순수한 종교적 관계이기 때문에 조문을 허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복음주의권 북한전문가도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영환 소장은 “남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 문제에서 실패를 하고 말았다”면서 “한국교회는 북한을 품고 돕는 정책을 펼쳐야 하며, 정부도 고위 관계자를 조문단으로 파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허문영 평화한국 대표도 “한국교회는 피스메이커로서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돌파구를 만들고 북한 기독교의 위상을 높이며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과 의약품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면서 “조문을 통해 남북관계에 평화의 기운이 일어날 수 있다면 조문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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