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미인도 기사의 사진

한지에 한국 여성의 이미지를 옮기는 정종미 작가의 작품은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조선 화가 중에서 혜원을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혜원은 동시대의 어떤 화가보다 인간 내면의 심리 묘사에 뛰어났기 때문이다. 눈빛에 담긴 우수와 빼족이 내민 버선발에서 느껴지는 여성의 체취, 그리고 푸른 쪽치마에 서려 있는 신비함. 작가는 조선시대의 미인상을 성형미인의 시대에 되살리려 한다.

전통 재료와 색채로 형상화한 ‘종이부인’ ‘보자기 부인’ ‘사미인곡’ 등 일련의 그림은 파란만장한 세월을 견디며 꿋꿋이 살아온 한국의 여성들에게 바치는 헌사다. 그림 속 인물은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기도 하고, 조선시대 뭇 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황진이, 구한말 비운의 생을 마감한 명성황후이기도 하다. 순간순간 사랑과 꿈을 품으며 눈물도 쏟았으리라. 이 모든 것을 따스하게 감싸 안은 여인이 아름답다.

이광형 선임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