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지난 2∼4일 베이징을 방문해 북한 관리들을 만났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16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임 전 실장이 당시 일행 1명과 함께 북한 대사관의 참사관 2명을 만났다는 얘기가 돌았다. 임 전 실장과 동행한 인물은 북한 전문가 겸 사업가로 알려진 유모씨로 전해졌다.

임 전 실장이 북한 측 인사들에게 북한 측이 개성공단, 금강산 등 문제와 관련해 유연한 입장을 보이면 서로 운신의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요지의 얘기를 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임 전 실장이 북한 측 실무인사 접촉을 통해 상층부와 만나려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심지어 대통령 특사설까지 퍼졌다.

임 전 실장의 북 접촉설이 사실이라면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물밑 비밀접촉이 재개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임 전 실장은 실제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2박3일간의 베이징 방문 사실을 공개했고 귀국 후에는 북한대사관 사진도 함께 올렸다.

최근 정부가 고구려 고분군 병충해 방제 지원의사를 밝히고, 이산가족상봉 적십자 실무접촉을 제의하는 등 유화 제스처를 취하는 상황이어서 임 전 실장의 베이징 행보가 단순 개인접촉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임 전 실장이 2009년 10월 싱가포르에서 북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비밀리에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논의한 바 있어 그가 또다시 고위급 회담 성사를 위해 움직인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정부의 남북대화 재개 노력은 다음 달 말 개최되는 핵안보정상회의와 4·11 총선을 앞두고 한반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음을 대내외에 보여줄 필요에 따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김효재 전 정무수석 등의 잇단 비리로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정부가 임기 말 대북카드로 반전의 기회를 찾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통일부는 임 전 실장의 베이징 접촉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극구 부인했다. 박 대변인은 “임 전실장이 평창 올림픽 유치에 도움을 준 웨이지중 세계배구협회장과 중국에서 만난 사실이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도움을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하다 만나기로 하고 베이징을 방문하게 된 것”이라며 “사적인 만남이며, (북 접촉설은) 해프닝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임 전실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에 대해서는 “가이드가 여기가 북한대사관이라고 해 기념촬영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wkc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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