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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장현승] 영혼의 위대한 연출

[삶의 향기-장현승] 영혼의 위대한 연출 기사의 사진

얼굴은 80개의 근육으로 7000여개의 표정을 만들어 낸다. 신체 중에서 가장 많은 근육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특별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마음을 그대로 표현해 낸다. 지나간 기억 속의 표정을 재구성해 내기도 한다. 그래서 얼굴을 보면 대충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첫인상으로 한 사람의 이미지가 결정될 수도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인간관계의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자신은 물론 타인과 사회를 위해서도 표정은 관리돼야 한다. 더없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얼굴은 우리말의 의미로 ‘얼’은 영혼을, ‘굴’은 통로를 뜻한다. 그러므로 눈썹으로부터 턱밑까지의 구간은 영혼이 드나드는 통로라고 할 수 있다.

너와 나 아닌 우리를 추구해야

얼굴은 정직하다.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꾸며나가는 연기자들의 표정과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얼굴 모습은 다르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평창으로 결정되는 순간, 유치위원들의 얼굴을 중계화면으로 보게 됐다.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한순간의 표정들, 보는 이들을 ‘하나’로 묶어버리는 꾸밈없는 영혼의 위대한 연출을 보았다. 온갖 상념이 교차하는 숨 막히는 그 짧은 순간, ‘개최지는 피∼용 창!’이라고 발표하는 외국인의 어눌한 한마디에 봇물처럼 터지는 감정을 표현해 낼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말이나 글이 아니었다. 바로 표정이었다.

김연아 선수의 눈물까지도 환희의 표정을 만들어 내는 분장이며 소품이 아닌가. 그곳엔 대통령도, 대기업 회장도, 선수도, 말단 사무직도 없었다. 서로 신뢰하고 사랑하는 사람들만 있을 뿐이며, 그래서 너와 나가 아닌 ‘우리’만 있을 뿐이었다. 너와 나의 구별이 없는 순간, 자기 기준으로 자기와 다름을 ‘틀림’으로 비하하지 않는 순간, 이를 ‘우리’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오리 두 마리와 거북이 한 마리가 가족처럼 살았다. 극심한 가뭄으로 그들이 지내는 작은 연못의 바닥이 드러났다. 오리야 훨훨 날아 산 너머 호수를 찾아가면 되지만, 날 수 없는 거북이는 어찌해야 하는가. ‘너와 나는 가족이니, 날 데리고 가줘’라고 간청하는 거북이가 마음에 걸린다. 거북이걸음으로는 산을 넘기는커녕 얼마 못 가 죽을 것만 같다.

궁리 끝에 오리 두 마리와 거북이는 함께 떠나기 위해 단단한 나뭇가지를 구한다. “우리가 양쪽 끝을 꼭 잡고 있을 테니, 거북이 네가 나뭇가지를 입으로 꽉 물고 있으면 너를 데리고 산을 넘을 수 있어. 그렇지만 명심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입을 벌려서는 안 돼. 그러면 너는 떨어져 죽을지도 몰라.” 이튿날 산 너머 호수를 향해 살아남기 위한 여행이 시작되었다. 산기슭에 이르자 산 아래 마을이 보인다. 오리 두 마리가 거북이를 달고 위태롭고 힘들게 하늘을 나는 것을 보고 마을 사람들이 제각기 수군거린다. “별 희한한 일도 다 있네, 저 거북이 우스꽝스런 꼴 좀 보게. 저러다 떨어지겠네.”

예수와 한 몸된 성도들 모습

흘려듣기만 하던 거북이도 계속 손가락질하며 비아냥거리는 그들을 향해 한 소리 하고 싶다. 그러나 끝내 참고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나뭇가지를 더욱 힘주어 꽉 문다. 훗날 산 너머 호수에서 ‘신랑 거북’을 만나 영원토록 해로할 것을 꿈꾸며. 그 순간 오리와 거북이는 없다. 다만 산을 넘어가야 하는 ‘우리’가 있을 뿐이다.

여러 종류의 것이 녹아 합쳐지는 ‘융합’을 보며, 예수와 하나 된 크리스천들의 승리하는 모습을 본다.

장현승 과천소망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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