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박종천] 새 무역협회장이 해야 할 일 기사의 사진

“한·미 FTA 안착은 물론 상품 및 서비스 무역 2조 달러 달성 위한 지원을…”

한덕수 전 주미대사가 무역협회 회장에 선임됐다. 기업인 중에서 새 회장을 선임하고 싶다는 무역업계의 희망이 있었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위한 지원활동에 가장 적합한 인사라는 점에서 한 전 대사가 낙점을 받았다.

우리 경제가 무역 덕분에 성장했고, 앞으로도 무역에 의한 성장이 불가피한만큼 한·미 FTA 발효는 한국 경제 특히 무역업계에 매우 중요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정치권의 한·미 FTA 논란은 총선 이후 사라질 것이다. 자유무역협정은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복지증대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단체들이 한·미 FTA 발효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게 될 것이다. 따라서 무역협회는 한·미 FTA 발효 노력 못지않게 무역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은 상품무역이 지난해 1조 달러에 달해 세계 9위의 교역대상국이 됐다. 경이적인 성과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은 국민소득이 높아질수록 상품무역보다는 서비스 특히 콘텐츠 무역의 비중과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세계무역기구(WTO)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서비스무역은 1700억 달러로 세계 13위 수준이다.

우리와 경쟁하던 아시아의 4마리 용 중 다른 3국은 이미 상품수출보다는 콘텐츠를 포함한 서비스 수출중심으로 전환했다. 우리 무역도 이제는 상품무역 1조 달러가 아닌 상품과 서비스를 합한 무역 증대와 외화가득효과를 더욱 중시하는 지원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우리의 무역지원방식과 시스템은 아직도 1960∼70년대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부분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지식경제부를 중심으로 정부공사인 KOTRA와 민간단체인 무역협회, 그리고 업종별 단체의 역할에는 큰 변화가 없다. 무역지원방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여 지속적인 무역증대를 이루는 일에도 신임 회장이 신경 써야 한다.

신임회장은 국무총리와 주미대사를 역임해 이 같은 과제를 수행하는 데 거는 기대가 크다.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무역협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몇 가지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무역협회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등 자산을 매각하고 몸집을 가볍게 하는 일이다. 전시장이나 컨벤션시설 같은 사회인프라는 지방자치단체에 매각하고 그 운영만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마련된 자금은 기술을 보유한 수출지향적인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또 이를 통해 얻는 수익은 다시 새로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둘째는 무역협회장이 코트라 이사장을 겸임하는 것이다. 코트라는 무역협회와 업무 중복을 피하고, 투자를 늘려 경쟁력을 높여나가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양대 기관은 지난 50년간 누가 대표이사로 취임하느냐에 따라 그 비전과 사업의 방향이 달라져 왔다. 이제는 불필요하거나 중복된 업무를 제외하고 무역업계에 필요한 업무를 확대해나가는 한편 장기적으로 두 기관의 통합을 적극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는 상품무역이 아닌 서비스무역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충해나가야 할 것이다. 현재 상품무역 중심의 지원서비스에서 서비스 특히 콘텐츠 및 기술무역 병행 지원형태로 전환하는 일이 시급하다. 이제는 각 대학 내에 무역학과를 두고 인재를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인문과 자연계는 물론 예체능계 대학생들에게 무역마케팅과 실무를 교육함으로써 우리의 수출입경쟁력을 전 산업으로 확산해나가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무역협회는 무역업계를 지원해 왔던 핵심업무를 지식경제부 업무의 위탁이나, 정부보조금 집행의 방식에서 탈피해 무역업계가 상품 및 서비스무역 2조 달러를 조기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선진형 로드맵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지원제도를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박종천 명지대 교수 국제통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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