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논단-권상희] 소셜미디어 시대의 갈등과 해법 기사의 사진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디지털 한국사회의 갈등과 탄식이 넘쳐나고 있다. 갈등과 대립, 투쟁과 폭력, 실망과 분노가 도가니를 이루고, 악성 댓글과 루머 속에서 이용자의 인격권 침해는 일상화되었다. 학교폭력, 병역문제, 노사갈등에다 공청회 토론회에는 폭력과 자기주장만 있다.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을 합성한 ‘인포데믹스(InfoDemics)’나 다름없는 유언비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서 난무하고 있다. ‘채선당 임신부 폭행 사건’에 이어 ‘된장국물녀 사건’, 그리고 ‘슈퍼 폭행녀’가 SNS상에서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한쪽 주장이 진실인 것처럼 마녀사냥식으로 전염되고 악성여론화되고 있다. 사회적 약자인 서민 근로자뿐 아니라, 지식인 종교인조차도 도무지 타인의 의견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편 가르고 차별하는 부작용

소셜미디어는 용어 그대로 사회가 만든 양식이자 공론의 장(場)이다. 특히 다양한 네트워크 기제로 연결된 SNS는 ‘공적 이슈’와 ‘사적 이슈’ 간의 장벽을 허물면서 하버마스가 이야기하는 공론장이며 가장 합리적인 대화방식의 뉴스 원형으로 볼 수 있다. 원형 뉴스에서 사라졌던 개인의 의견 제시를 새롭게 복원해내는 관점에서 SNS는 초기 뉴스 원형 형태의 공론장이 되고 있다. 활발한 대화와 토론이 살아 있었던 참여 뉴스의 장점을 SNS가 새롭게 계승할 수 있는 매체로 떠오른 것이다.

그런데 SNS는 메시지이용과 정보구성, 깊이 차원에서의 문제가 있다. SNS는 끌어당기는 미디어로 자기가 원하는 정보, 원하는 답만 보게 된다. 원치 않는 메시지는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들으려고 하는 메시지만 듣고, 동류 집단들과 소통을 하면서, 끼리끼리 집단화하는 ‘풀 미디어(pull media)’로 SNS가 기능하고 있다.

풀 미디어는 특정 주제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에 능동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미디어다. 이에 반해 텔레비전은 공중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그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푸시 미디어(push media)’다. 푸시 미디어가 교양 있는 개인주의적 시민을 양성하였다면, 풀 미디어는 시민들이 집합적인 비판적 감시자의 역할을 하도록 변화시켰다.

소셜미디어는 비판적이고 나와 같은 의식이 아니면 제3자 영역으로 분류한다. 즉, 제1자는 자신과 관련 있는 사람, 2자는 같은 그룹, 같은 의식의 집단을 이야기한다. 의식이 다르거나 그룹이 다른 집단은 제3자이며, 이들이 주장하는 이야기는 대체로 나쁘고, 문제가 있다고 여긴다. 이를 ‘제3자 효과’라고 부른다.

전통 미디어가 SNS 선도해야

따라서 SNS는 같은 이해집단인가 아닌가에 따라 그룹으로 분류한다. 또 메시지 전달에서 이성적인 합리성보다는 간결하고 즉흥적인 반응만 있을 뿐이다. 짧은 메시지를 사용하는 SNS에서 깊이 있는 정보나 의견은 조리 있게 전달되지 못한다. 단편적인 메시지와 구호만 난무하는 갈등의 장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풀 미디어로서의 SNS 특성이 사용자들을 분할하고 차별화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런 갈등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용과 표현방식을 극복해야 한다. SNS상의 이용과 이념의 격차를 줄이고 공공성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전통적 미디어는 신생 SNS가 소셜미디어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선도해야 한다. 이와 함께 SNS가 오직 진실만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권상희(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