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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건축-‘정란각’] 요정에서 문화재로

[매혹의 건축-‘정란각’] 요정에서 문화재로 기사의 사진

우리 땅에 일제가 남긴 건물이 많다. 100년 역사를 넘긴 곳도 부지기수다. 이런 곳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학계는 기록성과 자료적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울릉도 적산가옥의 경우 근대건축의 전형이라는 점, 수탈의 상징이라는 점을 평가해 근대문화유산으로 보존한다. 그럴 필요가 있느냐며 욕하는 사람도 많다.

부산시 수정동에 자리 잡은 정란각(貞蘭閣)도 그런 고민을 거쳐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1939년에 지어진 2층 목조건물은 규슈지방에서 성행한 서원 건축양식을 하고 있다. 웅장한 지붕과 높은 천장, 난간에 새겨진 세공기법, 창호 형태와 살 짜임 등에서 세련된 고급주택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해방 후 요정(料亭)으로 바뀐 이곳은 한때 일본인을 상대로 한 윤락알선 혐의로 신문에 나기도 했다. 영화 ‘장군의 아들’에서 하야시 집으로 나왔으며, 최근 개봉한 ‘범죄와의 전쟁’에도 등장한다. 관리를 맡은 문화유산국민신탁은 이 네거티브 유산을 일반에 공개하기 위해 지금 새 단장을 하고 있다.

손수호 논설위원 shsh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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