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장현승] 저마다 다른 마음가짐 기사의 사진

수많은 석공들이 분주하게 돌을 다듬고 있는 현장에 유난히 눈에 띄는 세 사람이 있다. 다른 석공들과는 달리 어찌나 몸놀림이 빠르고 유연한지 일하는 모습만으로도 구경거리가 될 만하다.

한 젊은이가 그들에게 다가가 말을 건넨다.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 셋 중 한 사람이 귀찮은 듯 대답한다. “겨우 일당 3리라를 받기 위해 이렇게 힘든 일을 하고 있소.” 또 한 사람의 석공은 이마에 땀을 훔치며 대답한다. “보시다시피 돌을 쌓고 있습니다. 제가 해야 하는 일은 잘 다듬은 돌들을 튼튼하게 쌓는 것이지요.”

나머지 한 사람의 대답이 걸작이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제가 다듬는 이 돌들이 모여 머지않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당이 이 마을에 생긴다는 것 아닙니까.” 한낱 석공이 마치 건축주라도 되는 듯 자랑스럽게 대답한다.

의욕이 충만한 삶 살아야

30년의 세월이 흐른 후, 그 현장을 다시 찾게 된 그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교회당을 돌아보며 돌을 다듬던 세 사람의 석공들이 눈에 밟힌다. 수소문 끝에 그들에 관한 소식을 뒤늦게 알게 된다. 하루 일당에 불만을 품은 채 마지못해 일하던 석공은 이내 돌 다듬는 일을 그만두고 행방을 감춘 지 오래고, 또 한 사람의 석공은 솜씨 좋은 성실한 석공이 되어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고 있으며, 마지막 한 사람의 석공은 훌륭한 건축가로 성공해 인근 도시에서 장엄한 교회당을 건축 중에 있다고 한다. 마음가짐대로 필연을 만든다. “이 돌들이 모여 가장 아름다운 교회당이 생긴다는 것 아닙니까” 하며 의욕에 찬 그의 일하는 모습과 마음가짐에 가슴 뭉클하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최고가 되는 길이 있다. 스승의 집으로 들어가 한 가족이 되어 집안일을 돕기도 하며 무시로 배우는 것이다. 전래의 이 교육제도는 스승의 집을 왕래하며 정해진 시간만 가르침을 받는 제자들과는 비교될 수 없는 특별한 교과 과정이다.

그것은 현실에 집착하는 의식세계에서 억지로 배우려 해도 잘 안 되는 것을 무의식의 상상세계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익혀나가는 중세시대의 도제 제도와 같은 가르침의 하나이다. 도제 교육의 본래 목적은 텍스트보다 보이지 않는 스승의 정신세계의 승계를 우선시한다. 스승의 정신세계를 엿보며 스스로 잠재된 내면을 강화하는 것으로 자신이 다듬는 돌들을 보며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교회당을 미리 보는 눈을 여는 것이다.

내재된 영성을 키우자

석공에게 “무슨 일을 하나요?” 하며 건네는 여행객의 단순한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인간 각자에 내재된 각기 다른 영성을 본다.

토머스 에드워드 로렌스는 1919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12명의 아랍인을 데려갔다. 생전 처음 외국여행을 하게 된 아랍인들은 투숙한 호텔 목욕탕 수도꼭지를 보고 신기하게 생각했다. 단 한 번의 작동으로 물이 쏟아졌으니 그럴 법도 했다. 그들은 마음껏 목욕을 즐겼다. 정말 당황케 한 사건은 그들이 귀국한 다음날 터졌다. 수도꼭지가 물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알고 가져가기 위해 수도꼭지를 뗀 것이다. 그들은 물을 만들어 내기 위한 보이지 않는 거대한 메커니즘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저수지-수도관-파이프-수도꼭지 등….

그렇다. 우리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영성’이라는 거대한 메커니즘이 있다. 내재된 영성은 잠든 세상을 깨우고 놀라게도 한다. 그래서 과학이 다 설명할 수 없는 신비로움을 간직한 세상은 교회의 종소리를 멈출 수 없는 것이다.

장현승 과천소망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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