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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속 과학읽기] (11) 아빠의 나무상자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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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안의 어린아이들은 틈만 나면 아빠의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를 해보고 싶어 안달이다. 18세기 프랑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프랑스 화가 반 루가 1764년에 그린 가족화에서 아들은 나무상자에 달린 렌즈를 호기심에 차 들여다보고 있다. 이 나무상자는 아빠가 그림 그리는 데 사용했을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다.

카메라 옵스큐라는 ‘어두운 방’이라는 뜻이다. 방에 빛을 차단하고 한쪽 벽에 작은 구멍을 내면 밖의 풍경이 반대편 벽면에 상하가 바뀌어 상이 맺히게 된다는 원리에 착안해 대상을 명확히 보는 도구로 발전시킨 것이다. 그러나 누가 이 원리를 가장 먼저 발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기원전 4세기에 아리스토텔레스가 언급했고, 10세기 아랍 학자의 책에 일식을 관찰하기 위해 이 방식을 사용한다고 기술한 것이 최초다.

르네상스 시기에 다빈치가 원근법과 함께 카메라 옵스큐라를 언급했고, 당시 대상을 과학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하기를 바랐던 화가들이 이 원리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후 렌즈와 거울을 사용하면서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나무 상자 형태로 발전한 카메라 옵스큐라는 18세기에 이르러 화가들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카메라 옵스큐라를 통해 보던 영상을 대상물질에 고착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오늘날의 카메라가 탄생한 것이다.

김정화(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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