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현욱] 핵안보정상회의서 북한문제 다뤄야 기사의 사진

핵안보정상회의가 이달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게 된다. 핵테러 없는 안전한 세계를 만들기 위한 이번 2차 회의는 54명의 정상급 인사와 4개 국제기구 수장이 참석하게 된다. 유엔총회를 제외하면 최대규모의 국제행사인 것이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범세계적인 핵위협 감소에 기여함으로써 우리나라가 경제개발뿐 아니라 국제안보에서도 글로벌 거버넌스를 주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일반 국민들은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 대해 생소하다. 이번 회의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핵안보에 대한 회의라고 대답하지만, 정작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국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안전한 세계’ 위한 국제공조

핵안보정상회의는 핵안보(nuclear security)와 관련되어 있다. 기원을 따져보자. 2001년 9·11 테러리즘으로 인해 미국은 본토에 대한 공격을 경험하게 되었으며, 이후 부시 행정부는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 및 불량국가들에 대해 강경한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핵테러리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였는데, 이는 부시 전 대통령과는 다른 방식이었다. 2009년 4월 5일 오바마 대통령은 체코 프라하에서 ‘핵 없는 세계’를 구축하겠다는 프라하 선언을 발표한다. 핵테러리즘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협력을 강조하였으며, 2010년 핵안보정상회의 개최를 언급하였다.

2010년 워싱턴에서 개최된 1차 회의에서의 주요 의제는 국제사회가 핵안보 강화 및 핵테러 대응에 대한 노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였으며, 공동성명에서는 고농축우라늄(HEU)을 최소화하고 핵테러 방지를 위한 양자 및 다자협력을 강조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는 핵안보정상회의가 지나치게 미국 중심의 회의라는 비난이 일었으며, 미국을 제외한 기타국가들에게 있어서 핵테러리즘이라는 주제는 매우 생소하고, 따라서 국제사회가 공유할 수 있는 방향으로 회의 어젠다를 확대해야 한다는 논의가 일었다. 2011년 3월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이러한 논의에 불을 지폈으며, 결국 이번 서울회의에서 의제가 확대되게 되었다.

즉, 지난 회의에서 중점을 두던 ‘핵테러리즘에 대한 핵안보’와 함께 이번 회의에서는 후쿠시마 사건으로 인해 부각된 ‘핵안전(nuclear safety)’ 문제가 의제로 추가될 예정이다.

또한 미국 등이 강조하던 고농축우라늄, 플루토늄과 같은 분열성핵물질(nuclear fissile material)에 대한 핵안보 이외에도 방사성물질(radiological material)에 의해 제조되는 더티밤(dirty bomb)에 의한 테러를 취급하는 방사능안보가 추가 의제가 될 예정이다.

주최국 역할 강화할 필요

하지만 아쉬운 점이 남아 있다. 핵안보와 핵안전, 분열성핵물질과 방사성물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겠지만, 정작 개최국인 한국의 이익과 관련된 의제가 없는 상태다.

첫 번째로, 이번 회의에서 북한문제와 같은 특정 국가사안이 의제로 포함되지는 않겠지만, 주최연설, 양자대화 등을 이용해 북한문제에 대한 언급을 할 필요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DMZ 방문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가 이 지역을 방문하는 자체가 한반도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이번 회의를 통해 한국이 동북아지역에서 비확산, 핵안보의 허브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하며, 한국국익에 기여하는 회의가 될 수 있도록 주최국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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