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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속 과학읽기] (12) 별을 그리는 마음

[예술 속 과학읽기] (12) 별을 그리는 마음 기사의 사진

13세기 말∼14세기 초 이탈리아에서는 ‘사람’이 세상의 중심이 되어 자연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세계관이 싹트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르네상스의 태동기였다. 지오토는 이 시기를 대표하는 화가다. 1305년 그가 완성한 파도바의 스크로베니 예배당 벽화는 새로운 사실주의적인 표현양식의 징후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동방박사의 경배 장면에서 실제 관찰에 의해 그려진 바위라든가, 원근법적인 해석으로 그린 건물이 그렇다.

특히 하늘 위에 꼬리를 끌면서 빛을 발하는 핼리혜성이 눈길을 끈다. 육안으로 식별되는 핼리혜성은 기원전 12년에도 나타났고, 이 그림을 그리기 바로 전인 1301년에도 나타났다. 동방박사를 이끈 베들레헴의 별이 기원전 12년에 나타났던 핼리혜성을 지칭하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지오토는 1301년의 혜성을 분명히 봤을 것이다. 1066년에 나타난 혜성은 당시 영국과 전쟁을 벌이던 노르망디의 ‘윌리암 승리’를 예견하던 별로 여겨져 승전보를 기록한 바이외 태피스트리에 휘황찬란하게 그려져 있다.

지오토의 별은 무엇을 예견하는 것이었을까. 훗날 혜성의 정체를 밝히려던 1986년의 유럽 과학자들은 옛 화가를 기려 ‘지오토’로 명명한 무인탐사선을 혜성으로 보냈다. TV로 보여주던 혜성의 이미지가 신비롭지 않아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다음 핼리혜성은 2061년에 지나갈 것이라는데, 미래의 예술가들은 이 별을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하다.

김정화(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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