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정광균] 차세대 재외동포를 위한 제언 기사의 사진

우리는 지구촌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한국이나 해외에서 자라나는 신세대들은 점점 더 치열한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을 요구 받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총 170여개 국가에 살고 있는 재외동포는 약 700만에 달한다. 이는 한국인구의 약 11%에 달하는 규모다. 자그만 도시국가까지 합쳐 나라로 볼 수 있는 국가 수는 238개인데 우리나라는 인구로 볼 때 세계 제25위다. 우리 재외동포 수만큼의 인구를 가진 나라는 스위스, 이스라엘, 세르비아, 불가리아 등이고, 덴마크, UAE, 핀란드, 리비아, 요르단, 슬로바키아 등의 인구는 약 500만∼600만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볼 때 한국은 해외에 ‘또 하나의 대한민국’을 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자부심과 정체성이 중요

미주 지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세계 모든 지역에 거주하는 재외동포, 유학생, 상사요원 등은 한국의 귀중한 인적자원이며, 국격 제고는 물론, 우리 상품수출과 한류확산의 첨병이다. 시대가 달라졌다. 한국은 이제 OECD 국가이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국가로 위상이 높아졌다. 그러나 과거 우리나라가 원조를 받던 시절 해외로 나간 1세대 밑에서 자란 2, 3세대 즉, 차세대는 ‘바쁘게 돌아가는 한국시계’보다 한 템포 ‘천천히 돌아가는 시계’ 속에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차세대 재외동포들을 ‘보다 큰 대한민국’의 일원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관점에서의 인식의 전환과 실천이 필요하다. 우선 차세대 재외동포에 대한 한국어 조기교육이 무엇보다 강조되어야 한다. 필자는 토론토에 부임한 후, 일본총영사가 일본커뮤니티 내에서는 일본어 스피치가 필요 없다는 말을 듣고 놀란 적이 있다. 이는 일본인들이 주류사회 일원으로 살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미래의 우리 동포사회를 보는 것 같아 잠시 공허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 1세대들은 생업에 바쁘다 보니 자녀들과 대화가 안 돼도 영어만 잘하면 보상심리로 만족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 한국에서는 아이들을 글로벌시민으로 육성하기 위해 조기영어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재외동포사회에서는 거꾸로 모국어 조기교육이 강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차세대 동포들이 한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은 G20, 핵 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국제이슈 선도국가가 되었고, 무역 1조 달러가 넘는 경제규모 13위 국가가 되었다. 이제 재외동포들은 어깨를 당당히 펴고 긍지를 갖고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얼마 전 필자가 토론토 경찰청장을 만나 토론토 경찰 약 5500명 중 한인경찰이 1%(44명)도 되지 않음을 들어 동포사회 안전보호를 위해 한인경찰의 증원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그로부터 돌아온 답은 한국 문화를 잘 아는 젊은이들이 많이 지원해 주기를 기대한다는 말이었다.

모국어 조기 교육 강화해야

셋째, 한인 동포사회의 권익보호와 주재국 내 위상제고를 위해서는 차세대의 주류사회 진출역량을 강화시켜나가야 한다. 독일은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유럽의 2등 국가였다. 하지만 1871년 여러 나라로 갈라진 국토를 통일한 후, 철혈재상인 비스마르크의 인재육성정책으로 나라가 부강해졌다. 독일은 그 후 1차, 2차 대전을 일으켰고, 패전국이 되었으나 또다시 유럽의 최강 경제대국이 되었다. 해외에 있는 ‘또 하나의 대한민국’이 강건해지기 위해서는 유능한 차세대들이 법조, 의료, 교육, 국방, 경찰 등 전문직종은 물론, 정계에 보다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동포사회의 보다 큰 관심과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간접적 지원도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정광균(토론토 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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