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강기성] 原電 안전의 흔들리는 미래 기사의 사진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향후 5년간 1조1000억원을 들여 최악의 상황에서도 원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원전의 화재방호와 같이 중요한 안전대책이 규제기관의 무지와 무관심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는 한 아무리 많은 돈을 쏟아부어도 원전의 비상대응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원전 화재방호의 중요성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분명하게 알려졌다. 이 보고서는 2007년 진도 6.6의 강진으로 발생한 일본 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화재에 대한 분석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화재발생시 1·2·3·4호기의 화재방호시스템이 지진에 의해 작동불능 상태가 됐다. 소화용수 탱크와 화재진압시스템 고장으로 원전 자위소방대가 화재진압에 실패했고, 2시간 만에 지역소방대에 의해 진화됐다. NRC가 확인한 내용은 지진으로 인한 화재가 원전에서도 발생할 뿐 아니라, 안전시스템 무력화와 함께 동시다발적인 화재를 일으킨다는 것이었다.

NRC는 브라운훼리 원전 화재사고(1976년) 이후 강화된 기준을 성공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지침서를 발간했다. 반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화재안전분야 연구활동은 매우 미약하다. 필자가 KINS 홈페이지에 있는 연구보고서 검색창에서 ‘화재’와 ‘소방’을 키워드로 수차례 검색한 결과 총 14건의 화재관련 보고서만을 검색했다.

또 2010년 원자력안전백서도 일부 발전소에서 인근 소방서와 합동훈련을 했다는 내용과 일부 시험용 원자로 시설에서 소방펌프 및 기타 소방시설에 대해 2건의 지적이 있었다는 내용 이외에는 화재안전분야의 기술적인 활동에 대한 항목을 찾을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KINS는 NRC와 달리 원전의 화재안전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관련규제 및 연구가 부족한 상태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추진하는 2012년도 연구개발사업의 화재안전연구에서도 무지와 무관심을 확인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공고를 통해 발표한 원자력안전연구개발사업의 취지는 원전의 잠재 현안을 해결해 원전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올해 총 연구비(108억원) 중 2.7%가 원전 화재방호 분야에 책정됐다. 내용은 ‘원전 화재방호 규제 선진화 및 화재 위험도 분석·평가기술·개발’이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대통령 직속인 만큼 청와대는 다음의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요구하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

먼저 원전안전분야에서 중요성에 비해 가장 낙후된 화재분야에 연구개발비를 2.7%로 낮게 책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참고로 NRC의 경우 11개 연구활동분야 중 화재연구가 중요도 순위에서 4위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원전안전규제 선진화’가 연구과제 대상이 될 수 있는가. 선진국에서 어떻게 원전화재안전관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21기의 원전을 운전해왔단 말인가.

마지막으로 ‘화재위험도 분석평가 기술개발’은 왜 해야 하는가. 미국 전력연구센터(EPRI)와 NRC는 2001년 ‘원전시설의 화재위험도 분석방법’ 개발을 시작해 2005년에 결과물을 발간간(NUREG/CR-6850)했고, 2010년 보강판을 냈다. 미국이 10년 동안 연구를 통해 완성한 기술을 우리의 부족한 기술력으로 1년 만에 개발할 수 있는가. 또 화재위험성 평가기술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독자 개발의 필요성이 있는가. 국민의 혈세로 출범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존재감이 없어 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강기성 전력경제연구회 회장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