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전종준] 탈북자는 통일 연습을 시켜주는 사람들 기사의 사진

탈북자 강제 북송 반대 데모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아직도 탈북자를 굶주려 국경을 넘은 자로 보고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미국에서도 그랬으나 미 의회는 2004년 10월 북한인권법을 제정해 탈북자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고 미국 입국의 길을 열어주게 되었다.

태국에서 온 첫 탈북자와 중국에서 온 첫 탈북자를 무료 변호하여 미국 영주권을 받게 해 주면서 내가 느낀 것은 중국을 통해 직접 미국으로 오는 길이 북한인권법의 혜택을 최대로 받는 길이라는 사실이다.

탈북자의 90%는 여자이다. 북한에서 사회적 약자인 여자는 정치·경제적 차별대우와 박해를 벗어나 생존을 위해 탈북을 선택하고 있다.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인간의 기본권을 박탈하는 북한 정치체제에 대한 거부의 뜻으로 탈북하는 행동 그 자체가 바로 ‘상징적인 정치적 의견’인 것이다.

이념 아닌 사람 살리는 일

일부 사람들은 미국에서도 밀입국자를 강제로 추방시키고 있는데 중국에게만 그러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추방당한 밀입국자들은 본국으로 돌아가면 처형되거나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지지는 않는데 비해 탈북자에게 강제 북송이란 사형선고와 같기 때문에 경제난민 문제가 아니라 인권과 정치적 문제가 된 것이다. 최근에 탈북자의 참담한 상황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았기에 미 하원 외교위원회는 북한인권법을 5년 더 연장하기로 하였다.

탈북자 문제는 정치적 이해관계의 측면에서 보면 큰 그림을 보지 못할 수 있다. 이제는 개인의 이익보다 국가의 백년대계 차원에서 탈북자 이슈를 재검토할 때가 되었다.

수많은 교회와 기독교인은 북한 선교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 통일이 되면 많은 선교사를 북한에 파송하여야 한다. 해외 선교는 그곳의 현지인을 통해서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했듯이 북한 선교도 현지인, 즉 탈북자를 통해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탈북자를 돕고 후원하는 것이 북한 선교를 준비하는 과정인 것이다.

더욱이 탈북자는 통일의 예행연습을 시켜주는 사람들이다. 현재 남한에는 약 2만여명의 탈북자가 살고 있는데 이들과 조화 있는 생활을 못 한다면, 통일 후 더 큰 문제에 봉착할 것이다. 따라서 탈북자 이슈는 탈북자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국가적인 문제인 것이다.

또한 탈북자 문제는 이념이 아니라 사람 살리는 문제이다. 그래서 지난 사순절 기간에 뜻이 맞는 지인들과 ‘북한 난민 껴안기 모임’을 만들어 풀뿌리 데모와 기도를 워싱턴DC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진행했다.

동독의 성 니콜라스 교회에서는 독일 통일을 위한 작은 기도 모임을 시작했다고 한다. 동독 정부는 작은 인원이 모여서 촛불기도를 하고 있지만 작은 기도모임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냐고 지켜보고 있던 중 어느새 큰 무리로 변했고, 이것이 독일 통일의 횃불을 밝히는 운동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기도의 힘이 통일 앞당긴다

많은 기독교인들은 사순절 기간 동안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한 가지를 포기하며 기도를 했다. 이는 남의 축복은 물론 자신의 축복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진정한 사순절의 의미는 약한 자의 고통을 같이 아파하고 그들의 축복을 위해 내가 가진 한 가지를 과감히 포기할 줄 아는 마음이다.

성 니콜라스 교회의 작은 기도가 독일 통일로 응답되었던 것처럼, 한국과 워싱턴에서 더 많은 사람들의 작은 기도가 모여 한국의 통일의 기적을 이룰 것을 기대해 본다. 왜냐하면 진정한 인권의 회복과 통일은 바로 부활이기 때문이다. <워싱턴에서>

전종준(미국 워싱턴 로펌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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