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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장훈의 어머니, 김성애 목사의 '아들아 엄마가 미안해'

가수 김장훈의 어머니, 김성애 목사의 '아들아 엄마가 미안해' 기사의 사진

[미션라이프] “어린 자녀나 청소년 자녀의 어머니들이 나 같은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들을 잘못 키운 엄마로서 나처럼 후회하며 아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장훈이에게 용서를 빌기도 했습니다만 내 마음속에는 아직도 아픔이 오롯이 남아 있습니다.”

자녀교육에 대한 회한과 반성이 절절히 묻어나는 말이다. 여기서의 ‘장훈이’라면 가수 김장훈씨? 맞다. 김씨의 어머니로서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에 있는 십대교회를 담임하는 김성애(75) 목사는 이렇게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믿기지 않는다. 김장훈씨(45)가 누군가. ‘기부천사’ ‘독도지킴이’ 등으로 불리며 이 시대 선행과 건전한 국가관의 아이콘이 아닌가. 그런 아들의 어머니라면 당연히 훌륭하게 자녀를 키웠으리라 여겨진다. 하지만 김 목사는 그게 아님을 강하게 주장했다. 김 목사는 최근 ‘아들아, 엄마가 미안해’(나침반출판사)라는 책까지 출간했다.

“15년 넘게 청소년 전문 사역자로 일하다 보니 주위에서 청소년 문제에 관한 책을 내라는 요청이 많았습니다. 3년 넘게 기도하던 중 하나님께서 나의 체험을 주위에 알리면 좋겠다는 영감을 주셔서 졸필을 들게 됐습니다.”

그래서인지 책 내용은 생생하다. 김 목사가 아들을 키우면서 저지른 실수와 잘못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다. 그러면서 다른 어머니들에게 자신과 같은 실수와 잘못을 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전편에 깔려 있다. 거기에다 청소년들과 함께 뒹굴면서 현장에서 터득한 내용들을 토대로 한 올바른 자녀양육법도 제시돼 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옵니다. 지금까지 자녀를 잘못 대하고 교육했다는 걸 절실히 깨우쳤다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가끔 전화를 걸어와 펑펑 우는 어머니들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나는 자녀에게 진심으로 용서와 화해를 구하라고 말해줍니다.”

책 내용에 따르면, 어릴 때의 김장훈은 모범생이었다. 아니, 온실 속의 화초처럼 키우는 어머니로 인해 모범생이 돼야 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가고서 그는 갑갑한 온실 속에 있기를 거부했다. 드넓은 바깥세상으로 나가 자유롭게 살고자 했다. 자연스럽게 온실을 벗어나고자 하는 아들과 이를 막아서는 어머니 사이에 팽팽한 기 싸움이 벌어졌다. 급기야 그는 가출을 단행했다. 어머니는 ‘나쁜 아들’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처음에는 장훈이만 탓했습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철없는 아들의 가출로 치부하며 모든 잘못을 장훈이에게 지웠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자식을 위해 생명까지도 버릴 수 있는 헌신적인 엄마였다고 자부했던 거죠. 하지만 내가 하나님을 만나 변화된 후 나의 잘못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면 김 목사의 현재 사역은 자신의 그르친 자녀교육에 대한 보상일까? 김 목사는 이를 부인치 않는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인도하신 길임을 거듭 강조했다. 독실한 불교신자에서 개종한 뒤 환갑 넘어서 목사가 되는 과정, 우연히 교회에서 교사로 섬기다 십대교회를 개척하는 과정, ‘꾸미루미’ 등 다양한 청소년 사역을 하는 과정 등이 하나님의 섭리로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자녀의 생각을 부모가 주도하지 않아야 합니다. 자녀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고 세상을 헤쳐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우리 자녀들에게 살 수 있는 모든 걸 주셨습니다. 부모는 자녀의 ‘편’이 되고 ‘팬’이 돼주면 되는 겁니다.”

김 목사는 일에서 은퇴하고 쉬어야 할 나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젊은이 못지않게 왕성하게 사역하고 있다. 그래선지 김 목사의 모습과 목소리에는 소녀티가 났다. 김 목사는 “아이들과 함께 신앙적으로 교제하며, 하나님을 예배하고, 이 나라와 열방을 위해 기도할 수 있어서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정수익 종교기획부장 sag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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