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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속 과학읽기] (15) 황금비율로 앉은 열두 제자

[예술 속 과학읽기] (15) 황금비율로 앉은 열두 제자 기사의 사진

기하학을 모든 학문의 기본이라고 여겼던 플라톤은 4원소가 기하학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정다면체로 구성돼 있다고 하였다. 불은 정4면체, 흙은 정6면체, 공기는 정8면체, 물은 정20면체로 되어 있고 나머지 하나인 정12면체는 우주의 형태를 나타낸다. 정5각형이 열두 개가 모여 만들어진 정12면체는 형태뿐 아니라 12라는 숫자의 의미, 즉 황도12궁이라든지 일 년 12달 등의 상징성도 내포한다고 생각되었다.

살바도르 달리가 1955년에 발표한 ‘최후의 만찬 성찬식’은 고대 그리스의 기하학적 우주관을 근본으로 하고 있다. 작품에서 열두 명의 제자들은 모두 머리를 숙인 채 기도하고 있는데, 정면에 등을 보이는 두 명을 비롯해 이들은 완벽한 대칭구조를 이룬다. 작품 전체의 세로와 가로 비율은 1:1.6의 황금비율이다. 테이블 위치, 그리스도 양 옆 제자의 위치 역시 완벽한 황금분할 지점에 그려져 르네상스에 이르기까지 절대적인 미의 기본으로 여겨졌던 거룩한 조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작품 전체를 감싸는 정12면체의 프레임이다. 안팎을 나누는 창틀처럼 그려진 커다란 정12면체가 만드는 공간은 바로 플라톤이 얘기한 기하학적 우주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달리는 “열두 제자와의 최후의 만찬에서 열둘이라는 숫자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가장 다양하고 깊게 그리고자 했다”라고 회고하였다.

김정화(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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