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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속 과학읽기] (16) 사건의 안과 밖

[예술 속 과학읽기] (16) 사건의 안과 밖 기사의 사진

르네상스 회화의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수학적인 방법으로 거리의 차이를 측정하여 화면위에 표현하는 선원근법을 발명한 점이다.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는 수학자로서 ‘회화의 원근법에 관하여’와 같은 저서를 발간했을 뿐 아니라 원근법을 완벽하게 구사한 화면, 오묘한 색채와 빛의 처리로 그 시기에 획기적인 양식을 만들어낸 화가였다.

그의 작품인 ‘예수의 책형’은 가운데의 기둥을 중심으로 화면이 둘로 나누어진 특이한 공간구성을 보여준다. 왼쪽은 건물의 내부로, 그 안에서 예수가 책형을 받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소실점을 향해 사선으로 그려진 건물 구조의 선들이 이 순간의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이곳의 바닥패턴도 원근법의 단축법에 따라 정확히 묘사되어 있다.

반면 오른쪽은 바깥 광장이다. 여기 서 있는 세 명의 인물은 책형과는 거의 무관한 상황이다. 이들이 누구인지는 미술사학자들 간에 의견이 다른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예수의 고난이라는 종교적 사건과 현실의 인물들 간의 의미심장한 관계가 동시에 다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 중심의 르네상스적 세계관의 발로다. 훗날 그림 감상자는 화면의 한가운데에서 대비되는 좌우의 장면을 깊은 거리감으로 볼 수 있다.

김정화(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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