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논단-박찬웅] 1인 가구의 새로운 얼굴 기사의 사진

우리 사회에서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50%가 넘을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80년 전체 가구 중 4% 정도였던 1인 가구 비율이 2010년 24%로 늘었다. 그러나 최근 400만 가구가 넘는 1인 가구의 급증은 단지 그 수의 증가뿐 아니라 그 구성원의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전 1인 가구의 경우 주로 노인세대가 대표적이었으나, 점차 20∼30대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만의 현상이 아니다. 스웨덴의 경우 젊은 세대가 일찍 집에서 독립하는 경향 때문에 1인 가구 중 젊은 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크다. 반면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경우 대부분의 자녀 세대가 30대까지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않기 때문에 1인 가구 중 젊은 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

점차 증가하는 젊은 층 비율

우리 사회는 스웨덴처럼 1인 가구 중 젊은 층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부모로부터 독립하지만,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결혼을 연기하는 경향의 증가가 중요한 요인이다. 고시촌에서 장기간 직장 준비를 하는 젊은 층의 모습은 대표적 사례이다. 젊은 1인 가구 증가 자체를 사회문제로 볼 수는 없지만, 다른 경향과 결합할 경우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첫째, 최근 국제 비교 연구에 의하면, 1인 가구는 빈곤 가구이거나 근로빈곤에 속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노인 1인 가구에 비해서 젊은 세대의 1인 가구가 상대적으로 빈곤 가능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 역시 구직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장기적인 빈곤층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우리 사회의 1인 가구 중 45% 정도가 월 100만원 이하의 소득만으로 생활한다는 통계에서 잘 나타난다.

둘째, 스웨덴처럼 젊은 층의 1인가구가 생애주기에서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젊은 1인 가구의 빈곤 문제는 심각한 사회 문제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경우 장기적인 구직 실패가 노년에 이르기까지 빈곤 1인 가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문제이다.

셋째, 젊은 1인 가구가 심각한 것은 홀로 살기의 경험이 사회적인 고립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노인층 외에 30대의 사회적 고립이 두드러지는 것은 젊은 1인 가구의 사회적 배제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 사회적 고립은 경제적인 문제 외에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최근 우울증이나 자살 문제가 20∼30대에서 늘어나는 것은 젊은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지지망도 없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넷째, 우리 사회의 복지제도는 급여 자격이나 수준에서 4인가구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기존 사회정책은 1인 가구가 갖고 있는 복지 수요를 제대로 충족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가장 시급한 것은 학교를 졸업하는 20대가 단기간에 안정된 직장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책 방안의 마련이다.

20대 일자리 많이 만들어야

다음으로 노인 가구에 집중된 1인 가구 정책에서 젊은 1인 가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복지 서비스가 필요하다. 또 이미 1인 가구를 형성한 젊은 층이 최소한의 주거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소형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늘려야 한다. 젊은 빈곤 1인 가구의 급증은 유아에서 10대 자녀에게 모든 자원을 쏟는 우리 사회의 모순적인 현실이다.

20대와 30대의 문제를 부모세대만의 책임으로 맡기는 것은 가족 전체의 빈곤만을 가져올 뿐이다. 젊은 1인 가구의 증가를 현실로 직시하고, 이들을 위한 사회정책의 제시가 필요한 때다.

박찬웅 연세대 교수 사회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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