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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건축-‘최순우 옛집’] 선비의 향기

[매혹의 건축-‘최순우 옛집’] 선비의 향기 기사의 사진
최순우 옛집은 북한산 기슭에 자리한 도시형 근대 한옥이다. 등록문화재이긴 하지만 건축미가 빼어나거나 보존가치가 높은 곳은 아니다. 1930년대에 지어졌으니 70년 연륜에 불과하다. 애초 건축주가 식민지 시대의 일본인이어서 그런지 처마에는 일본풍이 약간 남아있기도 하다.

그런데도 내셔널트러스트가 이 집을 시민문화유산 1호로 매입해 보존하는 것은 혜곡 최순우 선생(1916∼84)을 기리기 위함이다. 이 집을 매입할 때 그의 저서를 출간한 학고재와 김홍남 교수 등 수많은 사람이 참여한 데서 혜곡의 긴 그림자를 알 수 있다.

혜곡은 76년부터 84년까지 이 집에 머물면서 한국미에 관해 주옥 같은 글을 썼다. 안채와 바깥채, 뜰로 이어지는 바깥 공간, 서안과 달항아리가 격조있게 놓인 실내에서 선비의 담백한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지금 뒤뜰에는 자목련이 환하게 피었고, 다음주 목요일 밤에는 모란 향기 자욱한 뜰에서 첼로연주회가 열린다고 한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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