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주성호] KTX, 이용객 위해 경쟁할 때 기사의 사진

철도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계속되는 지구 온난화에다 최근 에너지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대량수송이 가능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친환경 교통수단이 절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총 88조원을 투자해 국가철도망을 획기적으로 확충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철도를 통해 녹색성장을 선도하려면 철도 투자 확대는 물론 수송 분담률을 높이기 위한 운영부문 효율화도 병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철도가 처한 현실은 위태롭다. 간선철도를 독점운영하고 있는 코레일은 매년 영업적자가 5000억원 이상 발생하고 총 누적부채는 10조원에 달하는 등 빚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철도 안전 역시 빈번한 역주행, 탈선사고, 운행 지연 등 오히려 뒷걸음질하고 있다. 공기업으로서 현실에 안주하고 경영합리화 노력을 게을리 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경쟁’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많은 선진국이 이미 경쟁을 도입하여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철도를 운영하고 있다. 철도 경쟁은 시대적 흐름이다. 특히 수서발 KTX의 경쟁 도입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때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제정된 철도 관련 법령과 기본계획에 따라 3개 정부에 걸쳐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철도구조개혁의 마무리 단계이다.

철도 경쟁 도입은 소유구조를 개편하는 민영화가 아니다. 고속철도 선로를 독점 공기업 코레일 외에 민간에도 임대하여 시장구조를 경쟁시장으로 전환하는 시장구조 개편이다.

일부에서는 철도 경쟁 도입에 막연하게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으나 그 본질이 무엇인지 냉철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민간이 KTX를 운영할 경우 운임이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수서발 KTX 운임은 국가에서 정하는 운임을 초과하여 인상할 수 없다. 정부에서 제시한 운임 인하는 의무적으로 지켜져야 한다.

서울지하철 9호선과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9호선은 민간이 건설비를 투자하고 그 비용을 운임 또는 보조금으로 회수하는 구조다. 수서발 KTX는 운임 인하는 물론, 선로 사용료도 코레일보다 더 많이 납부해 국민의 부담을 줄이게 될 것이다.

또 수서발 KTX 노선에 경쟁을 도입하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정책 실현이 가능한 노선부터 경쟁을 도입하고 점차 기존 적자노선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코레일이 운영 중인 기존 노선부터 경쟁을 도입하면 코레일 직원의 고용불안 등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일반철도는 현재처럼 정부에서 연간 3000억원 가량의 보조금을 지원해 이용자의 불편이 없도록 서비스를 계속 유지할 것이다.

철도의 안전은 제도나 시스템의 문제이며 경영에 관한 사항이 아니므로 복수 운영자와는 무관하다. 오히려 최근 빈발한 역주행과 같이 코레일 독점체제인 현재 상태가 안전에 더 치명적이다. 정부는 경쟁체제 도입과는 별도로 관제권 독립, 철도안전 감독관 도입 등 철도안전 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KTX 운영을 준비하려면 기관사 양성, 운영준비, 시운전 등 30개월이 소요된다. 수서발 KTX는 2015년 개통 예정으로 이 시기를 놓치면 우리는 영구히 철도운영 독점을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하는 절박함이 있다. 철도경쟁 도입은 서비스 개선과 운임 인하를 실현하고 더 많은 임대료를 회수하여 오늘과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덜어 주는 윈-윈 정책이다. 0.1%의 기득권이 아니라 99.9%의 철도이용객을 위해 냉철하고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주성호 국토해양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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