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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속 과학읽기] (18) 해부학 강의를 기념하며

[예술 속 과학읽기] (18) 해부학 강의를 기념하며 기사의 사진

해부학은 16세기 이탈리아에서 번성했다. 1543년에 상세한 드로잉으로 ‘인간 육체의 구조’를 발간한 베살리우스는 본인이 직접 해부를 한 최초의 외과의사로 근대해부학의 아버지라 일컬어진다. 암스테르담에서도 외과의사조합이 1년에 한 번 처형된 시신을 해부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고, 입장료를 지불한 의사와 일반인은 해부 강의 현장을 참관할 수 있었다.

렘브란트가 그린 ‘니콜라스 툴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는 1632년 툴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다. 이 그림에서 그는 엄지와 검지를 움직이게 하는 왼쪽 팔의 근육을 들어 왼손 손가락으로 직접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설명하고 있다. 팔 근육만 상세히 묘사한 것은 실제의 해부 과정이라기보다는 베살리우스가 팔의 근육과 힘줄을 최초로 규명했다는 사실에 빗대어 툴프 박사의 위상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 7명의 의사 이름은 가운데 남자가 들고 있는 종이에 모두 기록돼 있다. 오늘날의 단체사진처럼 당시 네덜란드에서 유행하던 그룹 초상화인 셈이다. 이 작품을 그린 26세의 렘브란트는 과학에 대한 당대의 관심과 발전상을 그대로 반영했을 뿐 아니라, 비대칭적 대각선 구도와 빛의 처리로 인물들의 정신적인 내면세계까지 정밀하게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후 암스테르담 최고의 초상화가로 명성을 누리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김정화(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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