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대지진 고아들 기적의 하모니… 한국어로 애국가·찬양

아이티 대지진 고아들 기적의 하모니… 한국어로 애국가·찬양 기사의 사진

2010년 1월 12일 진도 7.0의 강진이 할퀴고 간 상처로 아직도 신음하는 아이티.

그곳에서 교회를 짓고 고아원을 세워 헌신하는 한국인 백삼숙(68·아이티 사랑의교회) 선교사가 자식처럼 키우는 아이들(미라클 콰이어 선교합창단)을 이끌고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공연을 했다.

다듬어지지 않은 목소리였지만 티없이 맑고 순진한 어린이들의 노래 모습은 참석자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어린이들은 한국어를 곧잘 했고, 찬양도 한국어로 불렀다. 다양한 이유로 부모를 잃은 이 아이들을 키운 이가 한국인 백 선교사였기 때문이다.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엎드려 비는 말 들으소서….”

합창단 아이들은 원더걸스의 ‘노바디’부터 인순이의 ‘아버지’까지 모르는 노래가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이날 세번째로 부른 ‘세차바’(Sechaba). 백 선교사는 영화 ‘사라파니’의 주제곡인 세차바는 과거 아프리카 흑인들이 노예로 팔려가는 현실을 노래한 슬픈 곡”이라며 “노래가 경쾌한 것도 있지만 아이들이 유독 이 노래를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꿈도 야무졌다. 축구 선수가 되고 싶은 진(12)군, 가수가 되고 싶어 늘 노래를 흥얼거리는 앤나(15)양 등 장래 희망이 다양했다. 10년째 백 선교사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앤나 양은 “‘엄마의 나라’ 한국이 잘사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새 꿈이 생겼다. 그것은 예수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합창단이 생기기까지는 백 선교사의 헌신이 바탕이 됐다. 백 선교사와 아이티와의 인연은 2002년 7월 단기 선교를 하러 아이티의 수도 포르트프랭스를 찾으며 시작됐다. 그가 본 아이티의 첫 모습은 ‘무기력 그 자체’였다고 한다. 그는 “거리에 멍하니 할 일 없이 앉아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기억했다. 특히 버려진 아이들이 많았다. 순복음총회신학교를 졸업한 그는 고민 끝에 아이티에 남기로 결심했다.

백 선교사는 이후 아이티에서 고아들의 생활공동체인 ‘사랑의 집’을 자비량으로 운영해 왔다. 그는 이곳에서 가난과 기근 속에 허덕이는 아이티 사람들을 돌본다. 주민들의 간단한 상처를 치료하고 ‘한글학교’에서 한글도 가르친다. 10여명의 고아들도 돌본다. 이들에게 성경과 찬양을 가르치는 것도 백 선교사의 몫이다. 그는 우리가 격은 6·25를 생각하며 그들을 보살폈다고 했다.

지난 달 백 선교사는 아이티의 아들·딸 10명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피부색은 다르지만 ‘엄마의 나라’에 가보고 싶다고 조르는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함이다. 아이들은 한국에서 남산, 롯데월드, 코엑스 등을 둘러봤다. 오는 15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앞 한강 둔치에서 1시간 공연한다. 일정을 마치고 22일 출국할 예정이다.

백 선교사는 이날 국제사랑재단과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W-KIKA)가 주최한 북미주흑인성직자단·아이티 어린이합창단 환영예배에서 “아이들에게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며 꿈을 갖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티는 2년이 지난 지금도 아이들이 흙 과자를 먹고 천막생활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한국교회의 많은 기도와 후원을 호소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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