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靑竹 기사의 사진

충북 진천에서 작업하는 목판화가 김준권은 스스로 ‘화각인(畵刻人)’이라 부른다. 밑그림을 그리고 조각칼로 나무판을 깎아 종이에 찍어내는 일을 하는 작가라는 뜻이다. 그 가운데 판화를 여러 장 찍어내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한다. 20여년을 해온 일이지만 단순한 반복 작업이 지겹기도 하고 몇 장을 찍어야 적당할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판화를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길 수 있다면 그것이 보람이다.

한국의 산과 들, 소나무와 대나무를 소재로 하는 작가는 목판 위에서 칼춤을 추면서도 냉정하고 고독하다. 비바람에 흔들리되 꺾이지 않는 푸른 대나무의 이미지를 닮았다. 그가 새기는 대나무 풍경 한 컷에는 의미심장한 뜻이 깔려 있다. “나무면 뭐하고 풀이면 뭐하냐. 사람이 무엇의 이름을 부르면서부터 분별하고 쪼개지고 멀어지는 것 아닌가! 그러니 너희들은 더 이상 싸우지들 말고 그냥 열심히 살아라.”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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