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파킨슨병 치료 ‘새 길’ 열렸다… 화제의 ‘파킨슨병 새 치료법’ 줄기세포·뇌심부자극술 2제 기사의 사진

난치성 파킨슨병 치료에 새 지평이 열렸다.

국내 의료진이 중간엽 줄기세포가 파킨슨 증후군의 하나인 ‘다계통 위축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규명한 데 이어 심한 손 떨림 등과 같은 파킨슨병에 의한 이상운동 개선에 사용되는 ‘뇌심부자극술’을 마치 내시경 검사처럼 잠이 든 사이 편하게 시술 받을 수 있는 길도 열었다. 파킨슨병은 ‘흑질’이라는 특정 뇌 부위에서 사지 및 근육 운동에 꼭 필요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호르몬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지속적으로 파괴돼 혼자서 일상생활을 할 수 없게 되는 질환이다.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제 주입 성공=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손영호 교수팀은 최근 난치성 파킨슨 증후군인 다계통 위축증 환자의 골수에서 추출 분리한 자가 중간엽 줄기세포를 환자의 정맥혈관을 통해 다시 주입하는 방법으로 죽었던 신경기능을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 ‘애널스 오브 뉴롤로지’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다계통 위축증은 파킨슨 증후군의 하나로 소화불량, 삼킴 장애 등 자율신경계 이상증상과 보행 및 발음장애 등 소뇌 이상증상을 보이며, 주로 50대 전후 나이에 발병한다. 이 병은 일반적으로 진행이 더딘 보통의 파킨슨병과 달리 진행이 빠르고, 도파민 호르몬 제제 투약이나 뇌심부자극술과 같은 치료에도 효과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환자 생존기간은 발병 후 8∼10년 정도에 불과하다.

이 교수팀은 골수 유래 자가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제를 주입한 다계통 위축증 환자 11명과 일반적인 치료제를 주사한 대조군 환자 16명 등 총 27명을 대상으로 줄기세포 치료 효과를 검증했다. 줄기세포 치료군에는 4×107개의 줄기세포를 동맥에 먼저 주입한 후 한 달 간격으로 총 3차례에 걸쳐 정맥을 통해 추가 투여했다.

그 결과 줄기세포 치료군은 1년 뒤 언어장애나 마비 등 신경 결손에 의한 이상운동 증상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측정됐다. 뇌 영상검사에서도 줄기세포 치료군은 대조군보다 소뇌 위축 결손 정도가 뚜렷하게 덜했다. 줄기세포 치료군과 대조군의 이 같은 차이는 이름 대기, 복합도형 그리기, 기억력 등 인지기능검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 교수는 “자가 중간엽 줄기세포가 파킨슨병에 의한 다계통 위축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알츠하이머 등 다른 난치성 뇌질환 치료에도 줄기세포 효과를 시험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면 중 뇌심부자극술 치료법 개발=서울대병원 파킨슨센터에서도 의미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병원 신경과 전범석,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팀이 2010년 10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중증 이상운동 증상을 보이는 파킨슨병 환자 8명을 대상으로 한쪽 뇌는 의식이 깬 상태에서, 반대편 뇌는 수면 상태에서 뇌심부자극술을 각각 시술하고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수술을 받은 경우와 진정제를 맞고 잠든 사이에 수술을 받은 경우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시술 시 환자 의식이 깨어 있는지 여부가 이상운동 개선 효과란 수술 결과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로써 시술 시 환자와 계속 대화를 하며 자극의 세기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수면 중 시술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온 기존 뇌심부자극술의 정설이 깨지게 된 셈.

뇌심부자극술은 파킨슨병 환자에서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뇌의 ‘하시상핵’ 부위에 전극을 삽입하고 전기 자극을 주어 손발 떨림 등의 이상운동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법이다. 그동안 이 시술을 하려면 환자 의식이 깨어있는 상태에서 6시간 이상 머리를 고정한 채 하시상핵으로 예상되는 부위에 테스트 전극을 넣고 환자와 교감하며 하시상핵의 전기신호가 가장 많이 관측되고 전기자극 효과도 좋은 곳을 찾아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전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들은 도파민 호르몬 제제 복용 후 약 10년 이상 지나면 더 이상 약발이 듣지 않게 되고, 결국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기 위해선 뇌심부자극술 시술을 받아야 한다”며 “수면 중 뇌심부자극술이란 새 치료법의 개발로 환자들이 겪는 불안과 고통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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