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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출판] 나만큼 고생 안해봤으면 무조건 살라!… ‘무조건 살아, 단 한번의 삶이니까’

[기독출판] 나만큼 고생 안해봤으면 무조건 살라!… ‘무조건 살아, 단 한번의 삶이니까’ 기사의 사진

무조건 살아, 단 한번의 삶이니까/최성봉 지음/문학동네

최성봉 이란 이름의 23살 난 청년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많은 이들이 그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최씨는 지난해 8월 tvN ‘코리아 갓 탤런트’ 시즌1에서 준우승한 인물이다. 우승자는 기억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준우승자인 최씨의 스토리는 국내외로 널리 퍼졌다. 시청자들은 물론 심사위원들까지 깜짝 놀라게 한 미성으로 ‘넬라 판타지아’를 불러 ‘껌팔이 폴 포츠’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였다. 유튜브에 실린 그의 첫 방송 동영상은 최단기간 50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책에는 5세 때 고아원에서 도망쳐 나온 이후 ‘거리의 아이’로 살았던 최성봉이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노래한 내용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도대체 한 인간이 이렇게도 고생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착잡함을 넘어 분노까지 느끼게 된다.

책의 제목, ‘무조건 살아, 단 한번의 삶이니까’는 최성봉의 절규이자, 그가 지금 절망에 빠져 생의 의욕을 잃은 수많은 이 땅의 사람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라!”하시던 하나님의 간절한 절규를 듣는 듯 하다. 그의 인생 역정은 그동안 본보를 비롯, 많은 매체에서 자세히 다뤘다. 이 짧은 지면에 다시 다룰 필요가 없을 듯 하다. 책을 읽어 보시기 바란다. 책 표지의 문구, “도망갈 곳이 노래 밖에 없어서…. 미치게 도망가고 싶어서 미치게 노래했어요”란 그의 고백도 가슴에 들어온다.

최씨를 만나보니 처음 TV에서 접했던 잿빛 모습과는 달랐다. 훨씬 밝았고 귀여웠다. 피부도 좋았다. 환경만 받쳐 줬다면 ‘귀공자’ 소리를 들을 외모였다. 그런 그가 칼로 찔리기도 했고, 산에 묻혀 죽을 뻔도 했으며, 온갖 고생 끝에 수많은 날들을 오직 ‘생을 끝내기 위해’ 살았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그 앞에서 이 땅 누구도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최씨는 크리스천이지만 아직 교회에서 말하는 ‘독실한 신자’의 범주에는 들지 못할 것 같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그는 누구보다도 절절하게 하나님을 원했다. 생을 끝내려 할 때마다 그는 운명처럼 하나님을 찾았다. 언제나 죽기 위해서 살았지만 자신을 살게 하신 섭리의 끈이 있다고 느꼈다. 교회? 난 그가 “교회에서 진정한 위안을 찾았어요”라고 말하길 기대했지만 이 땅의 박제화 된 교회에서 그는 상당한 거리감을 느낀 듯 하다. 그럼에도 그는 늘 교회 언저리에서 서성거렸다. 거기서 한조각의 ‘밀양(密陽)’이라도 쬐길 원했다. 아, 지금 얼마나 많은 성봉군과 같은 ‘거리의 사람들’이 교회 주위에서 서성거리고 있을까.

죽을 때만 찾았던 성봉군은 지금 사람들에게 살아가는 이유를 알려주는 희망의 전도사가 되었다. 여전히 그는 생활고에 시달리며, 우울증으로 고통 받고 있다. 사람을 그토록 원했지만 아직도 사람들이 두렵다. 그럼에도 그를 보고 눈물 적시며 “살아줘서 고맙구나. 성봉”하는 선한 사람들로 인해 용기를 얻는다. 그의 삶 자체가 희망을 던져준다. 책에는 길거리에서의 10년 여정과 상처, 희미한 빛, 소망, 생의 반전 등이 자세하게 나온다. 어른들에게도 도움 되지만 자녀들에게 읽어보게 하는 것만으로도 큰 교육적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의 이야기를 접하면 누구도 불평할 수 없게 된다.

최씨는 송명희 시인이 작사한 가스펠송 ‘나’를 가장 좋아한다. ‘나 가진 재물 없어도…’로 시작되는 노래다. 거기에는 ‘공평하신 하나님’이 묘사되어 있다. 그에게 하나님은 공평하신 분으로 다가갈까?

“네, 하나님은 공평하십니다. 그것을 확실히 믿습니다. 목숨이 간당간당할 때, 누군가를 찾아야할 때에 꼭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저도 왜 그런지 모릅니다. 그 하나님을 통해서 지금 제가 원했던 것들을 얻고 있습니다. 그 분 때문에 제가 좋은 누님들과 이렇게 기자 선생님도 만나게 되었잖아요. 하나님은 공평하십니다.”

책에는 그를 버렸고 힘들게 했던 악한 이들도 나오지만 한 아이를 외면하지 않고 품었던 선한 사람들도 나온다. 그들이 참된 신자요, 이 땅에서 하나님의 일을 대신 하는 천사들이리라.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돌보는.

최씨는 앞으로 말로 전달되지 못하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찬양으로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기 또래 아이들과 소풍가서 노닥거리고 싶다고 했다. 밥을 함께 먹고 싶다고도 했다. 식당 밥이 아니라 ‘집 밥’을 먹고 싶다고…. 우리 성봉군에게 따뜻한 ‘집 밥’ 먹여 줄 사람 어디 없습니까? 그와 같은 ‘땅 끝의 아이들’에게….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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