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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건축-‘경동교회’] 경건한 집중의 힘

[매혹의 건축-‘경동교회’] 경건한 집중의 힘 기사의 사진

한강에서 장충체육관을 지나 도심으로 진입하는 길에 눈길을 확 잡아당기는 건물이 있다. 지금 벽면의 담쟁이넝쿨이 파도처럼 일렁이는 경동교회다. 장공 김재준, 여해 강원룡을 거쳐 지금의 박종화 목사에 이르기까지 한국 기독교의 굵은 줄기를 만들어낸 곳이다.

두 손 모아 하늘을 떠받치는 모습의 본당을 둘러보면 안팎 곳곳에서 건축가 김수근의 철학을 만날 수 있다. 붉은 벽돌로 마감한 외관은 물론 바깥에서 예배당으로 직행하지 않고 낮은 언덕길을 돌아 들어가도록 문을 뒤쪽에 배치한 것은 불광동성당이 그렇듯 초월성을 생명으로 삼는 김수근 교회건축의 특징이다.

내부는 카타콤의 동굴 분위기를 연출해 강력한 집중의 힘을 느끼게 한다. 천창(天窓)에서 쏟아지는 빛은 십자가로 흘러내리게 했고, 제단의 벽면은 콘크리트를 그대로 노출시켜 소박하면서도 경건한 공간으로 꾸몄다. 종교-예술-기능의 삼위일체라고나 할까. 여기에다 처음 찾는 방문객도 무릎 꿇고 기도하게 만드니 성공한 종교건축의 조건을 두루 갖췄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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