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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속 과학읽기] (22) 괴테와 터너

[예술 속 과학읽기] (22) 괴테와 터너 기사의 사진

괴테는 이탈리아 미술을 접하면서 1810년에 ‘색채론’을 발표했다. 뉴턴이 물리학적 광학이론에 입각해 색채를 인간의 시각과는 무관한 객관적인 실체로 파악한 데 반해 괴테는 주관을 중시하여 빛과 눈 사이의 연관을 우선시했고, 색채현상을 밝음과 어둠의 대립 관계로 보았다.

뉴턴의 7가지 기본색에 반대해 괴테는 빨강, 노랑, 파랑의 삼원색과 이 각각에 심리적 보색으로 대응되는 초록, 보라, 주황이 있다고 했다. 괴테의 색채론을 탐독한 영국 화가 윌리엄 터너는 ‘그림자와 어둠: 대홍수 전의 저녁’과 ‘빛과 색채(괴테의 이론): 대홍수 후의 아침, 창세기를 쓰는 모세’라는 한 쌍의 작품을 그렸다. 제목에 ‘괴테의 이론’이라고 언급하듯 터너는 홍수라는 자연현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려는 시도 없이 노아의 대홍수가 갖고 있는 의미를 대기의 색으로만 표현하였다.

대홍수 다음 날 아침 태양이 솟아오르는 장면처럼 색과 빛의 근원인 노랑이 중심에 자리 잡고, 점차 빛이 강해짐에 따라 노랑이 붉은 기를 띠며 절정에 도달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그림을 통해 터너는 괴테의 이론을 그대로 따랐다기보다 오히려 밝음 속에서도 어두움이 다양한 색을 만드는 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증명하고 있다.

김정화(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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