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황병무] 中 강압외교 변하고 있나 기사의 사진

중국은 지난 2년 간 베트남 일본 필리핀 등과 해양 영유권 분쟁을 겪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국력이 커진 중국이 열세인 주변국들에 주권과 영토 보전은 물론 국익을 확대하기 위해 독단적 행동을 하리라고 예견한다. 독단적 행동은 군사행동에 의해 분쟁을 해결하려는 호전적 행위와는 구별된다. 냉전기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인도 구소련 베트남 등과 무력분쟁에 들어갈 때 외교경로를 통해 평화적 해결을 시도한 뒤 군사행동을 취했다.

중국 정부가 1998년 펴낸 최초의 국방백서는 중국의 방위원칙을 ‘공격 받으면 반드시 반격한다’(人若犯我 我必犯人)로 명기하고 있다. 과거 전쟁에서 중국의 지도자나 기관지가 이런 경고를 보낼 때 이는 전쟁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공격 받은 후 반격’이라는 원칙의 강조에도 불구하고 실제 선제행동을 주저하지 않았으며 적지를 전장화하는 공세전을 선호하면서도 상대 영토의 장기 점령을 시도하지 않았다.

군사행동 대신 경제제재 선택

탈냉전기 중국 강압외교의 목표와 수단이 유연해지고 다변화되고 있다. 2010년 9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부근에서 발생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의 충돌로 중국 어민이 억류되었다. 중국은 외교적 해결이 어렵게 되자 희토류 광물 수출을 중단하는 무역제재를 통해 중국 어민을 석방시키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7월 중국 순시선은 베트남의 배타적경제수역에서 베트남 원유 탐사선의 탐사활동을 저지하기 위한 활동을 시도했다. 베트남은 중국이 시사군도를 점령하면 육속 국경지대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하면서 미국과 연합 해군훈련을 실시했다. 중국은 해·공군력을 동원해 베트남을 압박할 수 있었지만 사태를 진정시키면서 외교경로에 의한 해결을 모색했다.

최근 수개월 간 남중국해 스카보러섬(중국명 황옌다오) 부근 필리핀 어민의 어로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 어업지도선이 필리핀 해경과 대치한 뒤 필리핀은 미국과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중국은 함정과 항공기를 동원해 무력시위를 감행했고, 필리핀이 제안한 국제해양법 중재안을 거부했다. 중국은 필리핀과의 해양분쟁에 미국의 개입을 우려한다. 5월 초 량광례(梁光烈) 중국 국방부장이 미국을 방문,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과 회담했지만 미국의 불개입 보장을 받아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중국은 주중 필리핀 대사를 불러 필리핀 긴장 고조 행위에 대응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중국인의 필리핀 여행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필리핀 수입 과일류에 대한 검역을 대폭 강화하는 등 경제제재를 실시했다. 하지만 필리핀에 대한 군사행동은 뒤따르지 않았다.

전략적 대비에 소홀함 없어야

베이징대 주펑(朱鋒) 교수는 한 언론 기고문에서 중국이 ‘전략적 인내심’을 보여주었다고 지적했다. 필리핀과의 군사충돌이 주변국들에 중국 위협을 확산시키리라는 우려 때문에 중국 정부가 인내심을 유지했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하지만 그는 대외 위기 때마다 중국에서 높아지는 민족주의 정서를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를 표명했다.

당의 절대 영도에 대한 인민해방군의 복종을 강조하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담화는 민족주의에 편승한 군의 이탈을 방지하자는 속내로 보인다. 올 가을 중국 리더십 교체 시 후진타오가 한시적으로 군권을 보유하는 문제는 권력이양기의 대외위기 때 군사력 통제의 안정성과 관련된다. 우리는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단속과 이어도 문제로 중국의 강압행동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군사력의 하드웨어 증강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지만 중국의 강압 수단 운용에 대한 전략적 대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황병무(국방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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