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축적 기사의 사진

모든 물건들은 처음과 끝이 정해져 있다.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물건은 주인을 만나고, 아낌을 받다가 쓰임새가 다하면 대부분 버려진다. 보물이나 골동품처럼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물건들은 가치를 인정받기도 한다. 이진용 작가는 버려지는 물건들을 모으는 수집광이다. 손때가 묻은 물건들의 그림을 고색창연한 색채로 그린다. 실제 물건보다 더욱 사실감 있게 그려내는 그의 작품은 새로운 생명과 역사를 얻는다.

그가 그린 책을 보자. 고서들은 누더기처럼 너덜너덜한 모습이지만 희로애락의 감상과 인생의 지혜가 가득 담겨 있다. 작가는 겉모습 이면에 숨어 있는 이미지를 끄집어내 관람객들에게 보여주려 한다. 낡은 가방을 그리는 것도 추억 속에 깃든 삶의 여정을 되살리는 작업이다. 그렇다고 너무 심오하게 볼 필요는 없다. 각자 걸어온 길을 떠올리며 어떻게 살아갈지 한번쯤 생각해본다면 그것이 최상의 감상법이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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