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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춘추-김진홍] 盧風 2017년까지 계속 된다?

[여의춘추-김진홍] 盧風 2017년까지 계속 된다? 기사의 사진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 행사가 열린 지난달 23일,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낭독한 추도사는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란 연설로 유명한 마틴 루터 킹 목사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이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흐뭇하게 미소 지을 수 있도록 노 전 대통령의 꿈을 보다 아름답게 실현해 나가야 한다는 등의 각오가 담겨 있다.

그래서일까. 요즘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쟁 과정에서 ‘노무현’이 자주 등장한다. 친노(親盧)가 지난 4·11 총선을 통해 민주당 주류로 자리 잡은 뒤 6·9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까지 꿰찬 데 이어 친노 인사들의 대선후보 경선 출마 선언이 잇따르면서다. 대선후보 경쟁에 뛰어든 친노 인사는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 정책보좌역을 지낸 조경태 의원과 ‘노무현 비서실장’ 문재인 의원, ‘리틀 노무현’ 김두관 경남도지사다. 조·문 의원은 이미 출사표를 냈고, 김 지사는 내달 도전을 공식화한다.

주목되는 조경태 의원 행보

현재 판세는 선두인 문 의원을 김 지사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이들에 비해 조 의원의 지지도는 턱없이 낮다. 그러나 그의 행보는 눈여겨볼만하다. 44세의 나이임에도 2004년부터 구(舊)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성향이 강한 부산에서 벌써 3선이다. 19대 총선 득표율은 문 의원을 앞선다. 그래서 ‘도시빈민의 아들, 지역주의를 세 번 넘어선 부산 사나이’라는 그의 홍보문구를 가벼이 넘길 수 없다.

그가 문 의원과 김 지사 모두 ‘노무현 정신’과 맞지 않는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문 의원에게는 노 전 대통령이 생존해 있을 때 같이 정치를 하자고 그렇게 권했는데 절대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노 전 대통령이 숨지고 인기가 올라가니 정치를 시작한 건 옳지 않다고 일갈한다. ‘숨진 노무현’의 상승하는 인기를 등에 업고 대권을 쥐려는 원칙 없는 정치인이라는 얘기다. 김 지사를 겨냥해서는 경남지사 보궐선거 때 당선을 위해 민주당 당적을 버리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점을 문제 삼는다. 노 전 대통령이 당적을 갖고 부산시장 선거나 부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이유는 무소속 역시 지역주의 또는 기회주의 행태라고 판단해서인데, 김 지사 행태는 이와 상반된다는 것이다.

그가 목소리를 키우는 데에는 문 의원과 김 지사 쪽으로 양분돼 있는 친노의 지지를 얻으려는 계산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문 의원과 김 지사는 조 의원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적지 않은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문 의원의 경우 “암울한 시대가 날 불러냈다”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한 듯하다. 그러나 모호하다. 당내의 친노 세력과 노빠 외에 누가 ‘노무현 비서실장’을 대통령감으로 불러냈는지 구체화해야 한다. 김 지사는 지사에 당선되더라도 당적을 갖지 않겠으며, 임기 중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가 뒤집은 점에 대해 납득할만한 해명을 내놔야 한다.

여기에다 손학규 상임고문을 비롯한 비노(非盧) 주자들은 노무현 정부 평가에 인색한 편이다. 문 의원과 김 지사도 노 전 대통령을 넘어서겠다고 말한다. 노무현 정부의 공과에 대한 설전이 벌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19대 대선에도 영향 미칠듯

민주당 경선의 변수인 ‘노풍(盧風)’은 ‘안풍(安風)’과의 대결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2017년까지 건재할 가능성이 크다. 19대 대선 때는 노 전 대통령의 양쪽 팔인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대권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이라는 전망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조 의원도 이번에 고배를 마시면 ‘2017 대열’에 합류할 것 같다. 노 전 대통령의 꿈을 실현하려는 친노의 행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진홍 논설위원 j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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