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논단-김용호] 대북정책 새로운 틀 만들자 기사의 사진

북한 감싸기에 급급하던 중국 당국이 최근 들어 북한의 김정은 체제를 개방개혁으로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수단을 강구하고 있다니 반가운 일이다. 그동안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이를 응징하거나 본격적인 제재에 나서지 않고 북한을 감싸는 태도를 보여주어서 우리를 크게 실망시켰다. 과연 우리가 중국을 믿고 그들의 새로운 대북정책을 쫓아가는 것이 옳은가? 최근 중국의 대북 개방개혁 압력정책이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김정은 체제를 개방개혁으로 유도하려는 노력을 우리가 십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만의 힘으로 북한을 변화시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중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와 함께하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압박정책이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고,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도 북한을 실질적인 개방개혁으로 유도하지 못한 쓰라린 경험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최근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여 이를 지렛대로 삼아 효율적인 대북정책을 재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한 선결과제는 우리 사회의 대북정책 관련 남남갈등을 해소하는 것이다. 여야 정치인들과 보수·진보 단체들은 진영싸움에만 매달리지 말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북한이 어떤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지, 어떤 모습으로 변하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대북정책을 수립함으로써 국민적 역량을 결집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국민이 무력으로 우리를 위협하는 북한을 용납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우리를 군사적으로 위협하지 않는 나라가 되도록 대북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둘째, 우리 국민들은 북한이 잘사는 나라가 되는 것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 동포들이 굶어죽는 것을 그대로 보고 있을 수 없을 것이며, 또 남북한의 경제적 격차가 클수록 통일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북한을 잘사는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국민들은 북한이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는 나라가 되기를 바랄 것이다. 이처럼 북한을 ‘군사적으로 남을 위협하지 않는 나라, 잘사는 나라,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는 나라’로 만드는 것이 대북정책의 기조가 되어야 한다. 이런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면 남남갈등을 해소할 수 있고 대북정책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가 다른 나라에게 대북강경론을 주문하면 우리사회의 햇볕론을 핑계로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국제공조에 어려움이 있었다. 위의 3가지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대북정책을 구체적으로 추진한다면 다른 나라의 협력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앞으로 대북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데 또 하나의 필수적인 사항은 주변국가의 공동책임과 혜택 공유를 강조하는 것이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방지하는 것이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필수적인 요소이므로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 등이 함께 공동책임을 지고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자. 더욱이 북한이 선군정치를 버리고 실질적인 개방과 개혁을 추진하면 한국과 중국은 물론 일본 미국 러시아 등에도 정치·경제적 혜택이 있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면 이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가능해질 것이다.

예를 들면 한·중 합작으로 황금평 개발에 참여하여 개성공단처럼 경제적 성과를 올리거나, 한국과 러시아가 합작으로 북한을 통과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설치하여 남북한과 러시아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면 북한을 개방과 개혁으로 유도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최근 중국의 대북 개방개혁 압력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우리도 힘을 보태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용호(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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