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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정진영] 교회와 세금

[데스크시각-정진영] 교회와 세금 기사의 사진

지난 며칠간 한국 교회는 세금 문제로 시끄러웠다.

서울 강남구가 관내의 교회 및 교회 운영 시설에 대해 ‘목적외 사업 수행’과 ‘수익 발생’을 이유로 등록세와 취득세를 물리자 해당 교회들은 크게 반발했다. 또 이런 사실이 특정 언론을 통해 크게 보도되면서 국민일보에는 목회자들과 독자들의 제보와 문의, 항의와 호소가 잇따랐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법률주의와 ‘모든 국민은 납세의 의무를 진다’는 개세주의(皆稅主義)에 의거한 강남구의 징세 행위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안이 논란을 촉발한 이유는 강남구가 ‘세수 확보’라는 징세의 본질적 실효보다는 다른 ‘노림수’를 겨냥한 것이라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즉 세금을 걷는 목적 못지않게 그동안 세금 사각지대에 있었던 교회를 ‘한방 먹였다’는 성과를 과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세수확보 외 다른 목적 의혹

처음부터 ‘교회’를 타깃으로 삼은 듯한 의혹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우선 강남구가 실시한 세무감사 대상 종교시설의 75%가 교회 및 교회 관련 시설이라는 점, 지난 4월부터 2개월간 세무담당 직원의 현장 조사를 통해 추징한 세액이 기껏 5억여원에 불과하다는 사실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강남구 예산이 5044억원임을 감안할 때 5억원 추징을 위해 세무행정력을 2개월 동안 동원한 것은 상식적인 징세 효율성과는 거리가 멀다. 그나마 실제 세금을 부과받은 곳은 조사 대상 교회의 5% 정도에 그쳤다. 심지어 강남구 담당자조차 해당 교회에 유감 표명을 할 정도다.

감사 결과를 언론에 널리 홍보한 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부 세입 예산을 책임지는 국세청은 언론 보도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신중하다. 세무조사 대상 개인은 물론 기업의 외부 노출은 절대 금기다. 익명과 이니셜로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고 언론이 계속 확인을 요청하고 심지어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이 아무리 호통쳐도 ‘개별 세무 자료는 제공할 수 없다’고 버틴다.

왜 그럴까. 개별 납세 자료는 그만큼 민감하기 때문이다. 특히 세무조사 결과는 내용 자체가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니 만큼 외부로 알려지면 실체적 진실과는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매도당하는 경우가 많다.

세금은 그 시대, 그 사회의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요인이 그대로 녹아 있는 것이 세정이다. 징세 행위는 합목적성 못지않게 납세자의 공공적 기능도 고려해야 함이 상식이다. 장애학생 교육, 성도 및 주민 친교 공간, 교회 주차장 이용 허용 등 공동선의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최소의 수익이 발생했다고 무조건 세금을 물리는 것은 기계적인 세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회적기업화 등 대안 필요

교회도 억울하다고 항변만 해서는 안 된다. 이번 일을 사회와 소통하는 연습의 계기로 삼아야겠다.

우선 선교와 복지 등 고유 목적과 수익 사업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관련 사업을 사회적기업화하거나 형편이 된다면 아예 사업자등록을 발급받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개별 교회 차원이 아니라 교단 차원에서도 움직여야 된다. 국세와 지방세법의 차이에서 비롯된 비현실적인 규정을 근본적으로 고치는 작업이 대표적이다. 성경의 진리가 세상의 논리에 끌려다니는 것을 언제까지 지켜만 볼 것인가.

정진영 종교국 부국장 jy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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