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종 내 영혼의 책갈피] (2) 사랑이 이긴다 外 기사의 사진

사랑이 이긴다 (랍 벨, 양혜원 역, 포이에마)

하나님이 이긴다 (마크 켈리, 김명희 역, 포이에마)


빨갛고 노란색 디자인의 책을 연거푸 읽었다. 먼저 손에 쥔 책이 ‘사랑이 이긴다(Love wins)’였다. 교계의 락스타라고 알려진 랍 벨 목사의 책이다. 소문대로 논란의 태풍 한가운데를 걷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천국과 지옥 그리고 교회가 공개적으로 답하기 불편했던 질문들에 불을 지폈대서 화제가 만발했다는 바로 그 책이다. 저자는 쉼 없이 도발적이고 전복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정점에 사랑을 들고 나온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고로 설령 지옥으로 떨어졌다 해도 거기서도 회개하면 구원의 문을 열어주실 것이라는 식이다.

나아가 사랑 자체이신 하나님께서 짧은 인생의 선악을 가지고 영원의 천국과 지옥의 조건을 삼으시겠는가 하고도 묻는다. 그리고 그 모든 질문에 대해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 어쨌든 하나님은 사랑이시니까 라는 결론에 이르게 한다. 그는 성경을 통째로 사랑복음으로 내세우고 있는 느낌인데 그에 의하면 사랑은 모든 질문에 대한 날줄과 씨줄이 되고 모든 논리의 연역과 귀납이 된다.

그는 신학적 난제들뿐 아니라 아슬아슬하고 비약적인 의문들도 모두 사랑으로 수렴시키고 있다. 그의 사역현장은 그리스도의 보혈과 구속사에도 불구하고 지옥에 대한 두려움으로 전전긍긍하거나, 자신만이 구원받았다는 배타적 천국관을 가진 부류를 혐오하는 또 다른 부류의 사람들로 들끓고 있는 것 같다. 어쨌거나 상당수의 현대인들에게는 그의 새로운 사랑복음이 위로복음이 되어 찬 물 속의 한 줄기 햇빛처럼 소망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

서평들 또한 극단으로 나뉜다. “대담하고 예언적이며, 시적인 걸작”이라는 호평이 있는가 하면 저자를 “절망적인 낭만주의자”라고 몰아붙이는 서평도 있다.

누군가 거칠고 격앙된 호흡이 아닌 차분한 신학적 통찰력 속에서 이 책을 조망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꼈을 때 만나게 된 것이 ‘하나님이 이긴다(GOD wins)’였다. 저자는 사랑의 하나님과 함께 공의의 하나님을 일깨운다. 공의로우신 하나님께서 선과 악에 대해 상주고 징벌하시는 것이 합당하며 그 관점에서 지옥은 회개하지 않은 악이 처벌받아 마땅한 곳으로서, 도덕적으로 옳다는 전통적 관점을 들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사랑의 이름으로 버무려진 지나친 낙관주의와 긍정주의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죄와 악의 실재와 위험에 대해 교회가 경시하려는 경향성에 대해서는 이런 비유로 들고 있다. 말기암이 든 환자에게 부정적인 이야기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생각한 의사가 나쁜 소식을 알리지 않은 채 감기일 뿐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결국은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치명적인 중병임에도 불구하고 만병통치의 사랑알약으로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 사랑이 예수의 희생과 그 인격으로 수렴된 것인가에 대한 검증이 없다고 공박한다.

성경을 종합적이고 통찰력 있게 바라보지 않고 더불어 하나님의 관점을 자의적 발상으로 해석하려한다는 위험성도 지적한다. 이런 식으로 조목조목 ‘사랑이…’를 분석 비판하고 있지만 동시에 그는 저자 랍 벨의 어떤 종류의 은사에 대해서는 상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학을 건조하고 지루하게 보는 관점에 대해 그가 논쟁의 불을 지핀 점은 엄청난 진보라는 것이다. 전통적이고 정통적인 복음주의의 관점에서 ‘사랑이…’의 논리들을 하나하나 반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천국과 지옥과 구원의 문제를 현실의 지평 위에 들고 나와 대중적으로 환기시키고 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있다.

개인적으로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기독교 저술가인 랜디 알콘의 추천사가 있어 더 비중 있게 읽고 더 많이 수긍하였다. 랍 벨이 던진 무수한 의문들에 대해서는 주목할 수 있었고 그것 자체로서 의미 있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두 책을 읽으면서 결국 하나님은 더욱 크고 나는 더욱 작아질 수 있었음은 은혜로운 일이었다.

(서울대 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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