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논단-박찬웅] 바람직한 大選 복지 전략 기사의 사진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요즘 대선 주자들은 매일 자신의 선거 관련 핵심 이슈를 내걸고 있다.

정치인들이 날마다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에 대해 의견을 내놓았던 시기와 비교하면 최근 대선 주자들의 주장에는 경제 민주화와 민생 문제에 대한 언급에 비해 복지에 관한 내용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복지가 이렇게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가게 된 배경에는 최근 유럽의 경제위기와 관련, 위기의 원인을 복지 확대에 따른 재정위기로 보는 일부 시각이 있다. 그러나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의 복지 지출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는 것은 언급하지 않더라도 최근 경제위기를 겪은 국가들의 복지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는 유럽 국가들 중 복지 관련 지출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이다. 이 국가들의 경제위기와 복지 지출에 따른 재정 적자는 복지에 대한 과도한 지출로 인한 게 아니라 경제위기가 먼저 왔고 이로 인한 실업과 빈곤층 확대에 따라 복지 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만일 복지 확대가 경제위기를 가져왔다면 상대적으로 복지 지출이 가장 취약한 미국의 경제위기나 복지 지출 수준이 가장 높은 스웨덴의 상대적 경제 안정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최근 전 세계 경제위기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의 공통점은 높은 수준의 복지가 아니다. 그렇지만 복지는 이 국가들이 갖고 있는 중요한 문제점이다. 그렇다면 복지와 관련해 어떤 문제가 이들 국가와 연관이 있는가.

그것은 복지 지출의 단순한 수준이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지출하는가의 문제이다. 즉 이 국가들은 연금과 같은 현금 지출에 비해 사회서비스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이 국가들의 복지 문제는 복지 지출이 많다는 것이 아니라 복지 지출이 장기적인 일자리 창출과 연계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남부유럽 국가의 위기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복지정책 방향은 복지 지출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디에 지출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고 그 방향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와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연계의 핵심에는 복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고 일자리 창출의 초점은 여성과 청년의 일자리이다. 청년 실업이 높고 여성의 취업률이 낮은 국가들은 단기적인 내수 부족뿐 아니라 가족 구성의 지체, 출산율 저하 등으로 인해 장기적인 경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 사회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는 아직 낮지만 최근 청년 실업률의 가파른 상승은 장기적인 발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 주자들과 우리 사회 전반은 복지에 대한 관심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최근 복지에 대한 논의들이 무상 복지에 치중되었다면, 앞으로는 일자리 창출과 연결될 수 있는 복지-노동 연계 전략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복지-노동 연계 전략의 핵심은 복지의 초점을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창출과 유지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고, 구체적으로는 청년 실업자들을 위한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을 통해 정규 교육과 직업 훈련을 연계시키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보육 서비스를 지원함으로써 남성과 여성 모두 일과 가족을 양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복지 프로그램 유형 면에서는 현금 지원 위주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 위주의 복지 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이 복지-노동 연계의 핵심이다. 곧 다가올 대선에서 복지와 일자리를 별개의 정책이 아니라 상보적인 정책으로 보는 비전을 갖춘 대선 주자를 기대해본다.

박찬웅(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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